"10여 년 전에 왔을 때랑 도시 색깔이 많이 달라졌다."
13년 만에 평양을 방문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평양 시가지 풍경이 확연히 달라진 것 같다고 1일 밝혔다.
도 장관은 "그때는 회색도시란 느낌을 받았는데 지금은 엷은 분홍색이나 하늘색 건물들이 들어섰다. 여명거리나 김일성종합대학 주변 거리를 봐도 새 건물이 많아져 달라진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앞서 2005년 남북작가모임 참가를 위해 평양을 찾은 바 있다. 당시는 남측 문인들의 대표였지만, 이번은 남북 정상회담의 사전행사인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해 예술단, 태권시범단 등 186명으로 구성된 방북단 단장으로 평양을 찾았다.
도 장관은 지난달 31일 북한 박춘남 문화상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의 환대를 받으며 평양에 도착한 뒤, 오후에 방북단이 숙소로 쓰는 평양 고려호텔 2층에 마련된 남측 취재단 임시 기자실을 찾아왔다.
도 장관은 평양 공연에 북측 인사 중 누가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는 우리 대통령이 오셨다. 답방 형식으로 왔으니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통보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우리 예술단의 공연 내용에 대해선 "남북이 같이 부를 노래 선정이 덜 끝났는데, 합의가 덜 된 곡들은 윤상 음악감독과 현송월 단장이 함께 조율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삼지연관현악단은 방남 공연 때 남측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우리는 아는 북한 노래는 많지가 않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조용필 씨는 감기를 치료하다 와서 목 상태가 걱정인 데도 오후에 리허설을 하러 갔다"면서 공연 준비에 매진하는 우리 예술단의 동향을 전하기도 했다.
도 장관은 이번 공연을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다시 물꼬를 튼 남북 문화·체육 교류를 더욱 다지고 다방면으로 확산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남북 언어학자들이 25차례나 만나면서 추진해온 겨레말큰사전 편찬작업이 2015년 중단됐는데, 재개하자고 제안하고 싶어요. 두 번째로 7차례나 남북 공동발굴 작업을 벌여 많은 유물·유적을 찾아내고도 2015년 중단된 개성 만월대 발굴사업도 재개하자고 제안하려고 합니다."
"또한 올해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 개최하는 '대고려전'에 개성 만월대 유물·유적을 보내달라고 북측에 제안하고 싶습니다."
도 장관은 3일 저녁 북한 문화상과의 만찬 자리에서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위원장, 조선작가동맹위원장 등 북측 문인 대표를 만나보고 싶다는 요청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체육 교류를 확대해나가기 위해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함께하는 방안도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제안하겠다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