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장내 세균 균형이 깨지면

입력 2018-04-01 18:01  

강재헌 < 인제대 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세균은 일반적으로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로 인식된다. 하지만 모든 세균이 다 우리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100조 개에 달하는 장내 세균은 우리 몸과 공생관계를 맺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장내 세균은 우리 몸에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고, 섬유소를 분해하며, 비타민 합성을 돕는다. 의간균(Bacteroidetes)과 후벽균(Firmicutes)은 소화되지 않은 음식 찌꺼기를 분해하는 주된 장내 세균인데, 식이섬유와 폴리페놀의 소화를 도우면서 세균 자신도 영양소가 풍부한 장내 환경에서 생존해 나간다.

그렇다면 장내 세균은 질병 발생과 예방에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일까. 매끼 식사할 때마다 해로운 세균이 음식을 통해 체내로 들어와 대장까지 도달할 수 있다. 장내 세균은 대장 점막에 미리 자리 잡고 영양소를 빼앗아 해로운 세균이 대장 점막 표면에 증식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질병 발생을 막는다. 또 장내 세균은 위장관 운동을 조절하고 무기질을 흡수하며, 독소를 파괴하면서 우리 건강에 이바지한다.

문제는 장내 세균과 우리 몸 사이의 공생관계가 깨지는 경우다. 예를 들어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장내 유익균의 수가 줄어들고 대신 그 자리에 유해균이 증식해 배에 가스가 차고 복통, 설사 또는 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장내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쳐 염증성 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최근에는 장내 세균이 비만 발생과 관련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고지방 식사를 하면 장내 세균 중 후벽균 수는 증가하고 의간균 수는 줄어들면서 비만과 동반하는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한다. 장내 세균의 상대적 비율 변화로 인해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에너지를 얻어내고 저장하는 능력이 커지면서 비만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다. 또 고지방 식사로 비만해지면 염증 유발물질의 분비 증가로 체내 염증이 유발되고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외에도 장내 세균의 변화가 지방간, 간경화 등 간질환, 심장질환, 위장관계 암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중요한 장내 세균 환경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 흡연, 운동 부족, 스트레스가 장내 세균의 변화를 일으켜 염증성 장질환이나 비만을 유발하므로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과일, 채소, 잡곡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사는 장내 유익균이 잘 자라게 하는 비료 역할을 한다. 또 설탕,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고 절주하면 건강한 장내 세균 환경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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