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택자는 20%P 가산
대출규제 겹쳐 관망세 유력
보유세 도입·금리 인상도 변수
"공급 줄어 상승 불가피" 의견도
[ 양길성/조수영 기자 ] 정부 부동산 규제의 핵심 수단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이달 시작됐다. 서울 세종 등 청약조정대상지역 40곳에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는 집을 팔 때 양도세를 지금보다 10%포인트(2주택자), 20%포인트(3주택 이상) 더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거래 위축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지난달까지 다주택자 매물이 대거 소진됐다는 이유에서다. 향후 집값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거래가 크게 줄면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란 예측과 함께 공급 물량 부족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국면이 재현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거래 위축은 불가피
다주택자 매물이 크게 줄면서 당분간 거래가 성사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 대부분은 주택을 처분·증여하거나 임대사업자로 전환해 시장에 나올 매물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올해뿐 아니라 내년까지 거래절벽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근호 KEB하나은행 상속증여센터장도 “지난 1~2월 주택 양도·증여에 관한 상담이 몇 년 새 가장 많았다”며 “매물이 아예 끊기진 않겠지만 시장에 나올 매물은 비과세 대상인 1주택자 주택뿐”이라고 설명했다.
양도세 중과 시행 전인 지난달까지 임대사업자 등록과 거래는 큰 폭으로 늘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3447건으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치인 2015년 3월(1만2972건)을 넘어섰다.
무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 등이 아니라면 양도세 부담으로 매수 의향이 위축돼 거래절벽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상당수 매수자도 양도세 중과로 늘어나는 세금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거래는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여부엔 의견 갈려
일부 전문가는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집값 상승세도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양도세 중과 조치로 매물이 줄어드는 데다 대출 규제 강화까지 겹쳐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탓이다. 정부는 올초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도입하는 등 주택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서울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는 연초 대비 호가가 1억원가량 떨어졌다.
양 소장은 “시장이 움직이려면 추가 매수자가 있어야 하는데 대출을 받기 어려워 매수세는 줄어들 것”이라며 “연이은 정부 규제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이미 꺾였다”고 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를 비롯해 기준금리 인상, 보유세 도입 가능성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변수다. 박 수석위원은 “보유세 도입이나 금리 인상 가능성 때문에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수요가 줄면서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공급 물량이 부족하고 청약 열기가 뜨거워 집값이 계속 오른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정부의 연이은 규제에도 서울 주요 50개 단지 호가는 계속 오르고 있다”며 “공급될 물량이 적은 데다 새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치열해 매매가격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세금 부담으로 매도자가 매물을 내놓지 못하니 공급 부족으로 오히려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양도세를 매수자에게 떠넘기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세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홍 팀장은 “상당수 전세 세입자들이 주택을 구매한 데다 임대사업 등록 물량도 늘어나는 만큼 전세시장은 큰 변동폭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센터장은 “이주 수요가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양길성/조수영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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