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노키즈존(No Kids Zone)도 마케팅기법이다

입력 2018-04-02 09:01  

마케팅은 ‘생산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것과 관련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으로 정의된다. 그러므로 넓은 의미에서 노키즈존은 그 적절성에 대한 가치판단과는 별개로 역시 기업이 심사숙고해 결정한 마케팅 전략의 일부로 이해하고,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노키즈존은 영유아와 어린이의 출입을 원천 봉쇄하는 업소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어린아이가 음식점 등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난동을 부리고, 아기 의자와 식기구에서 그치지 않는 무궁무진한 요구 사항 등에 부담을 느끼는 업주들이 노키즈존이라는 ‘수요를 줄이는’ 선택을 하는 이유는 뭘까. 기업가의 목표는 이윤극대화인데 말이다. 비용은 최소화하되 최대한 많이 팔고 많이 벌어 차액을 증대시켜야 하는 이들이 자진해서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꼴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키즈존 정책을 ‘나름 합리적인 마케팅’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이 영유아 손님을 받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단기적 수입을 포기하는 대신 각종 비용을 최소화하고 성인 손님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여 장기적인 수입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경영 활동을 마케팅의 일종인 ‘디마케팅’이라고 부른다. 특정 수입을 포기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장기적인 수익 증대를 노리는 것이다. 노키즈존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어린이 손님을 받으면 최소 2명 이상의 가족 단위 손님을 받고, 어린이 단체 손님의 경우 부모까지 동반하게 되어 일반 손님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이 막대한 수익을 포기하는 행동에도 경제학적, 합리적인 근거가 있음이 분명하다. 노키즈존 사업자들은 회계적인 비용 외에 경제학적 기회비용 역시 고려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드는 데서 해당 전략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손님을 받을 때 일반 손님에게 야기되는 불편함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을 모두 비용으로 간주하여 그 기회비용을 줄이려는 선택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정 손님을 받을지 말지의 영역을 영업자의 자유로운 영업 권리로 간주하여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특정 계층에 대한 차별로 받아들이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또한 존재한다. 그렇지만 노키즈존 확대는 합리적 마케팅의 범주에 속할 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틈새시장(니치 마켓)을 노려 ‘웰컴 키즈존’을 제안하는 사업자도 있기 때문이다.

이민경 생글기자 (청심국제고 2년) joan81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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