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19일 공청회 열고 경매일정 공개
정부, 稅收 확대 노리나
주파수 대역 잘게 쪼개파는
무기명 블록경매 방식으로
경매룰 변경 여부 주목
셈법 복잡한 통신 3사
원하는 주파수 대역 따내도
과도한 지출 '부메랑' 우려
소비자들은 요금인상 촉각
[ 이정호 기자 ] 총 낙찰금액이 3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5세대(5G)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가 이달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 막이 오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6월 중순 열리는 이번 경매에서 통신망 운영 효율성 및 데이터 송수신 품질과 직결되는 ‘황금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려고 각자 셈법에 따라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준(準)조세 성격의 주파수 경매대금을 높이려는 정부의 경매룰 변경 여부와 과거 세 차례 주파수 경매 때마다 반복된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는 3사 간 고도의 수싸움이 올해 경매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세 차례 경매, 6조원 끌어모아
주파수 경매는 2011년 8월 LTE(4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를 분배하면서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그 이전 2세대(2G)·3세대(3G) 통신용 주파수는 정부가 통신사의 사업계획서를 사전 심사한 뒤 적합한 곳에 직접 할당해줬다.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의 가치(가격) 산정을 시장에 맡기고, 투명하게 나눠주자는 게 경매제 도입의 기본 취지다. 세수 확대를 꾀한 정부의 노림수였다는 분석도 있다. 호가 경쟁으로 참여자들 스스로 가격을 끌어올리는 경매방식이야말로 판을 키우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2011년(1조6615억원), 2013년(2조4289억원), 2016년(2조1106억원) 등 지난 세 차례 주파수 경매에서 정부가 거둬들인 금액은 총 6조2010억원에 달한다. 통신사들이 정부에 납부하는 낙찰대금은 45 대 55의 비율로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각각 귀속된다.
◆‘돈줄 확대’ 유혹받는 정부
올해 5G 주파수 경매에 나오는 대역은 3.5㎓와 28㎓다. 구체적인 주파수 할당계획과 경매일정은 다음달 공고된다. 경매할 대역폭은 각각 300㎒와 3㎓로 예상된다.
대역은 일종의 도로, 대역폭은 도로의 너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부의 할당대가 산정 산식을 감안해 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주파수 대역의 최저입찰 총액은 3조원 안팎이다. 이는 최저입찰가격일 뿐 3사의 베팅 경쟁이 불붙으면 낙찰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정부는 올해 주파수 경매방식을 기존 단순 동시오름입찰(50라운드)에서 무기명 블록경매(CCA)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CCA는 주파수 대역을 잘게 블록으로 쪼갠 뒤 ‘조합 입찰’이 가능하게 하는 식이다. 주파수 블록의 개수와 위치까지 정해 입찰할 수 있다. 업계 일각에선 “낙찰가를 높이려는 정부의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부메랑 맞을라” 노심초사
통신 3사는 경매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 경매에서는 원하는 주파수를 따내는 게 과제이지만 예상보다 과도한 낙찰비용을 지출한 회사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경쟁에서 뒤처지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른바 ‘승자의 저주’다.
인기 주파수 대역에선 3사 간 물고 물리는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KT는 2013년 경매 때 1.8㎓ 대역 확보를 위해 돈을 쏟아부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공동전선을 구축하며 KT를 견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KT가 최저입찰가격(2888억원)의 세 배가량인 9001억원에 따갔다.
◆요금인상 악순환 끊어질까
주파수 낙찰금액이 너무 높아지면 해당 주파수를 확보한 통신사의 경영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런 부담이 통신요금 인상을 압박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G, LTE 등 새로운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요금 인상 논란이 불거졌다”며 “과도한 지출을 막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국망 구축 등 5G 인프라 투자 규모는 통신 3사를 통틀어 총 20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LTE 대비 5조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파정책국장은 “경매에 참가하는 각 사업자가 적정선 이상의 부담을 지지 않도록 기존 주파수 경매대가 산정 산식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황금 주파수
통신업체들이 선호하는 주파수. 주파수는 전파가 공간을 이동할 때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다. 1㎓는 1초에 10억 번 진동한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막힘없이 먼 거리를 가는 저주파 대역(800~900㎒)이 통신망 투자 효율성이 높아 인기였다. 최근 들어선 광대역 기술 도입으로 많은 데이터를 실어나르는 중·고주파 대역이 선호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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