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갑 기자 ] ‘국민화가’ 박수근(1914~1965)은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만 나온 화가다. 변변한 그림 스승도 없었던 그는 평생 척박한 가난의 현장을 정직한 감성으로 화면 위에 재생시켰다. 그가 한국 근대미술사에 길이 남긴 명작에 장사를 하거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62년 완성한 이 작품 역시 6·25전쟁을 거친 뒤 어려웠던 시대에 마주치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하고 한국적인 방식으로 담아냈다. 세로 29.5㎝, 가로 27㎝의 작은 화면에 시장에서 소곤소곤 얘기를 나누는 남자들, 아이를 데려가는 아낙네, 노상에서 물건을 파는 여인들의 모습을 마치 화강암 표면처럼 잡아냈다. 전쟁의 상흔을 온몸으로 겪어낸 그의 시선과 시간이 겹쳐지고 덧입혀져 서정의 풍경을 만들어 냈다.
특히 사람과 사물을 단순화된 형태로 꾸며 아스라한 미감과 슬픈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했다. 미국인 미술애호가가 오랫동안 소장해 온 이 작품은 오는 18일 뉴욕 크리스티의 ‘한국-일본 미술품 특별 경매’에 추정가 2억~3억원에 출품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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