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벨트' 상징성 고려
文대통령 최측근 설득해 추대
국회의원직 사퇴하는 김경수
"실제투표서 50 대 50 싸움될 것"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경남지사
한국당, PK 수성 총력전
김태호 前 지사 전략공천
총선이어 6년 만에 리턴 매치
[ 김형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일 김경수 의원을 경남지사 후보로 전략공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서 경남이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됐다. 자유한국당이 전략공천한 김태호 전 최고위원과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경남의 한국당 1당 독재를 끝내고 벼랑 끝에 선 경남 경제와 민생을 살리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지사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하게 된 데 대해 김해 시민에게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더 큰 김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경남지사 선거전이 여론조사와 달리 실제 투표에서는 ‘50 대 50’의 싸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남은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홍준표 한국당 대표에게 0.5%포인트 뒤졌을 정도로 아직도 대단히 어려운 지역”이라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김 의원은 “이번 경남지사 선거는 홍 대표의 지난 도정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 기자회견에 앞서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공민배 공윤권 권민호 예비후보들과 긴급간담회를 열어 전략공천 배경을 설명하고 단일 후보 추대를 설득했다. 후보 중 가장 연장자인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과거 대통령 선거에서 단일화 잡음 등을 경험한 입장에서 단일화할 거면 화끈하게 하는 게 맞다”며 흔쾌히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사 예비후보 3명은 이날 오후 예정된 당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그동안 선거운동을 해온 세 후보께서 대승적 결단으로 단일후보를 지지하고 ‘원팀’으로 함께 선거운동을 해 주기로 한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 2년차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상징성을 고려해 김 의원의 경남지사 전략공천 카드를 줄곧 검토해왔다. 김 의원은 초반에는 “국회의원 중간에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고사했으나 부산·경남 등 ‘낙동강 벨트’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면서 당 지도부 설득을 받아들였다.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 결과 김 의원 투입 시 경남지사뿐 아니라 서부경남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전후방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경남 전 지역에서 고른 지지와 함께 지역 내 시장 군수 후보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가 큰 점이 전략공천의 핵심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으며 노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낙향한 후에도 줄곧 옆을 지켜 ‘마지막 비서’로 불렸다. 문 대통령과는 청와대에 이어 봉하재단 이사장과 사무국장으로 함께 근무한 핵심 친문(친문재인) 인사다. 김 의원은 선거운동을 위해 조만간 의원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에 김해을이 새롭게 포함된다. 여야의 김해을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수 싸움’도 관전 포인트다.
김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경남지사 선거는 김태호 전 한국당 최고위원과의 진검승부로 전개될 전망이다. 최근 홍 대표의 전략공천 제안을 받은 김 전 최고위원은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2012년 19대 김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 차례 격돌했으며 당시에는 김 전 최고위원이 당선됐다.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 6년 만에 ‘리턴 매치’가 성사된 셈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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