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고, 추위는 어느새 저 뒤편으로 물러갔다. 그동안 추운 날씨를 탓하며 미뤄왔던 운동, 여행 등 올해는 꼭 하겠다고 다짐한 것들이 생각났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대부분 사람은 새로운 마음으로 계획을 세우곤 한다. 매일 실천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몇 주 또는 몇 달에 걸친 장기적인 플랜을 짜지만 그 마음가짐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부끄럽지만 필자도 마찬가지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빈틈없이 세운 계획이 조금이라도 엇나가면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되고, 더 이상 그 계획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해지는 것이다.
우리가 조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를 추구하게 된 것은 아마도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함일 수도 있다. 나날이 심해지는 경쟁은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 연애, 결혼, 출산과 같이 기성세대들이 당연히 여겼던 것들을 포기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를 옥죄는 높은 기준과 심화된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잠시 자신에게 작은 만족을 주는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를 보면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같은 것들을 ‘소확행’이라고 한다. 이 용어가 2018년 키워드로 선정된 것을 보며 행복의 크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하지만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행복을 즐기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 역시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보다 일찍 출근해 조용한 사무실에서 좋아하는 향초에 불을 붙이고 머릿속을 정리하다 보면 그 시간이 어느 순간보다도 소중하게 느껴진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보고와 회의가 이어지고 바쁜 하루를 보낼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잠깐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으로 작은 기쁨을 느끼며 시작한다.
완벽하고자 하는 강박에서 벗어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예쁜 꽃을 보는 것처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행복이 있는 하루하루에 집중해서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작은 행복들로 가득 채워져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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