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주고 주가조작 의뢰한 상장사 대주주

입력 2018-04-03 18:29  

檢, 허위 주식정보 대량 발송한 시세 조종꾼 적발

11명 재판에… 총책은 추적



[ 이수빈 기자 ] 검찰이 상장회사 대주주 등에게서 의뢰를 받아 총 14개 상장주식 주가를 높인 뒤 사례금을 받은 주가조작 조직을 적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조직원 15명 중 3명을 구속 기소하고 8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총책 등 두 명에게는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관계자는 “14개 종목의 각 주가조작 세력 중 대주주가 대부분 연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대주주 중 일부는 이미 입건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부당이득 규모는 수사 중이다.

주가조작은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허위 문자를 불특정 다수에게 대량 발송하고, 주식 1주를 고가로 수백만 번 이상 매매하는 단주매매를 통해 주가를 높인 뒤 대량 매도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주가조작 의뢰를 받은 총책이 제3자를 통해 대포폰과 범행자금을 각각 문자발송팀과 자금운용팀에 전달하면 이들이 다시 문자발송회사와 주식매매팀에 허위문자발송과 단주매매를 의뢰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단주매매는 자금운용팀이 모집한 차명 계좌를 통해 이뤄졌다. 이들은 퀵서비스로 범행자금을 주고받고, 대포폰으로 지시를 전달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사망을 피해왔다.

허위문자가 대량 발송된 것을 수상하게 여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꼬리가 밟혔다. 검찰은 계좌추적으로 차명계좌 대여자부터 알아낸 뒤 계좌운영팀, 주식매매팀, 자금 등 전달팀, 총책 순으로 역추적해 혐의를 밝혀나갔다.

차명계좌 대여자와 주식매매팀 대다수는 20대 젊은이들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취업난으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접근해 돈을 주고 증권계좌를 양도받거나 아르바이트처럼 고용해 단주매매 등 주가조작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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