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인천공항 임대료 '27.9% 인하' 수용…고민 깊어진 사업자들

입력 2018-04-04 13:24   수정 2018-04-0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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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의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임대료 인하 안을 전격 수용했다. 공사 측의 임대료 조정 답변 시한 일주일을 앞두고 이 같은 갑작스러운 결정이 나오자 나머지 사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4일 신라면세점에 따르면 회사는 기존 임대료에서 우선 27.9% 인하하고, 6개월마다 실제 이용객 감소분을 계산해 다시 정산하는 방식인 1안을 따르기로 했다.

당초 신라면세점을 비롯한 다른 사업자들은 이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T1 서편에서 동편으로 이동하면 매출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임대료 조정을 반영해 달라는 것이었다.

공사 측은 이에 지난달 22일 임대료를 30% 인하한 뒤 추후 일정 기간 전년 대비 매출액 변동분을 반영해 재정산 하는 2안을 제시했다. 답변 시한은 지난달 30일 까지였지만 사업자들의 회신 기한 연장 요청으로 오는 10일로 미뤄졌다.

공사는 그러면서 "추가적인 대안 제시나 협의기간 연장은 없다고"고 못 박았다. 이런 가운데 신라면세점은 최근 내부 조율을 통해 최종적으로 1안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지만 임차료 인하를 결정할 실질적인 대안이 없다는 공사 측 고충도 이해가 된다"며 "갈등이 오랫동안 논란이 되는 것이 면세점 산업 전반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대승적 차원에서 1안을 수용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해제 분위기도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관광객 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2안을 선택하면 1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내야된다. 이 경우 전년 대비 매출액 변동폭을 반영하는 2안보다 제2여객터미널(T2) 오픈에 따른 이용객 감소분인 1안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신라면세점은 "특히 최근 면세점 업계에 불고 있는 사드 훈풍에 대비해 임차료 인하 문제를 매듭짓고 새로운 재도약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호텔신라의 결정에 나머지 사업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해당 사항을 검토 중"이라며 "답변 시한까지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SM·엔타스·시티·삼익 등 중소·중견면세점 4개사 역시 어떤 방안을 선택할지 고심 중이다. 이들은 대기업보다 어려운 영업 여건 등을 이유로 대기업 면세점과의 차등 적용(영업요율 및 시설 지원 등)을 요구한 바 있다.

한 중소 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나머지 3개의 중소 사업자들과 상의하면서 고민 중에 있다"며 "근본적으로 어려운 중소 사업자들의 현실을 반영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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