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자산운용소유 빌딩 4400억원에 매입
페블스톤자산운용은 설립 2년여 만에 운용자산 1조원 넘겨... "국내 자금 모집에도 역량 발휘"
≪이 기사는 04월03일(03:4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40조원의 자금을 굴리는 주택도시기금(옛 국민주택기금)이 페블스톤자산운용을 통해 서울 서소문동 퍼시픽타워(사진)을 매입한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페블스톤자산운용은 설립 2년여 만에 운용자산(AUM) 1조원을 넘기게 됐다.
4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의 대체투자 위탁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페블스톤자산운용의 프로젝트부동산 펀드에 1950억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하고 지난달 말 자금을 집행했다. 부동산 펀드의 주요투자자로 나선 것이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은 최근 도이치자산운용이 보유한 서소문동 우선협상대상자 퍼시픽타워를 매입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바 있다.
퍼시픽타워는 연면적 5만9500㎡, 지하 7층~지상 23층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2014년 말 도이치자산운용이 싱가포르계 기관투자가 알파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아 사들였다. 매입 당시 공실률이 60%에 달했지만, 임차인을 모집해 수익성을 안정화했다. 현재 공실률은 2%가 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빠져나가면 대규모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단일 임차인이 아니라 다양한 임차인으로 구성돼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기존 임차인의 임차기간이 4년여로 짧다는 점은 위험(리스크)이다.
퍼시픽타워의 가격은 3.3㎡당 2370만원, 총 4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조건에 따라 매각 측이 보전금을 돌려주도록 돼있어, 매각가가 100억원 가량 낮아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투자자인 주택도시기금은 국토교통부가 국민청약저축 등의 자금을 바탕으로 운용하는 기금이다. 주택도시기금은 재작년 평촌 지스퀘어와 센터포인트 광화문에 투자했고, 지난해에는 수송동 시그니쳐타워에 돈을 넣으면서 ‘대체투자 큰손’으로 부각되고 있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은 이번 거래에 성공하면서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안정화하는 문턱인 ‘운용자산 1조원’을 넘기게 됐다. 도이치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황태웅 대표가 2015년 말 설립하고 이듬해 초 집합투자기구 인가를 받은 회사다. 서울 강남의 파이낸스빌딩, 도심의 HSBC빌딩·프라임타워 등을 사들였고, 대치동과 신사동에 위치한 자산을 매입하면서 미국, 싱가포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하나카드 서울 다동 본사 빌딩을 약 730억원에 매입한데 이어, 이번에 4400억원대의 운용자산을 쌓게 됐다.
부동산 금융업계 관계자는 “페블스톤은 운용자산 규모와 트랙레코드(거래실적)을 주로 보는 국내 기관보다는 ‘맨파워(man power)’를 중시하는 외국계 기관에게 자금을 모아왔었다”며 ”이번에 퍼시픽타워를 인수하면서 국내 기관자금을 모으는 것에도 능력을 보여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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