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韓 은퇴준비 수준은 내리막…1인 가구 가장 취약

입력 2018-04-05 10:47   수정 2018-04-05 10:49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하고 편안한 말년을 보내기 위한 노후준비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지만 한국인의 은퇴 준비 수준은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은퇴준비지수 2018'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2018년 은퇴준비지수는 54.5점으로 '주의' 수준이었다. 2014년 57.2점을 기록한 이후, 2016년 55.2 점에 이어 지속적으로 하락한 것이다.

보고서는 "지수가 하락한 요인으로는 고령사회 진입과 수명증가 등으로 인해 은퇴준비에 대한 자신감이 하락하고 노후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은퇴준비지수'는 노후 준비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2014년부터 2년 주기로 조사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지난 1월8일부터 2월2일까지 총 1953명(서울 수도권 및 광역시 거주 25~74세, 비은퇴자 대상)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개별면접을 통해 조사했다.

지수는 은퇴준비의 필수항목으로 선정된 재무·건강·활동·관계 영역에 대해 응답자의 '실행점수'를 먼저 구하고, 은퇴준비에 대한 주관적 평가인 ‘자기 평가점수’를 반영해 산출했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위험'(0∼50점 미만), '주의'(50∼70점 미만), '양호' (70∼100점) 등 3가지로 구분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재무' 실행점수는 67.8점으로 양호에 가까웠으며, 상승폭도 가장 컸다.

이는 △거주주택을 포함한 부동산의 가격 상승 △젊은 층의 노후 대비 저축액 증가 △현재 보유자산을 노후에 활용하려는 비율 상승 등으로 은퇴자금 조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젊은 층의 저축액 증가 등은 긍정적이었지만 은퇴준비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은 변동 가능성이 큰 만큼, 현재 가치가 높아졌다고 해서 재무 준비가 본질적으로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퇴 후 여가 시간 관련 '활동'실행점수는 44.2점으로 위험 수준이었다. 여가시간 감소, 은퇴 후 여가를 함께 할 인적 네트워크 축소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노후건강 관련 준비 수준인 '건강'실행점수, 노후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측정하는 '관계' 실행점수 등은 모두 주의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3층연금(공적·퇴직·개인 연금)이나 보장성 보험 가입을 통해 노후 소득과 의료비를 준비하는 응답자는 은퇴 후 건강·활동 등 준비가 잘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재무영역은 물론 그 외 건강활동, 관계 등 소위 '비(非)재무 영역'에서도 실행 점수가 높게 나타난 것이다.

보고서는 "3층 연금과 보장성 보험 가입으로 노후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면 건강, 활동, 관계 등 비재무 영역의 은퇴준비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빠르게 급증하고 있는 '1인 가구'의 경우엔 은퇴 준비가 매우 취약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27.9%(2016 인구주택총조사)를 차지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은퇴준비지수는 50.5점으로 다인가구(54.9점)은 물론 전체 평균(54.5점)보다 낮았다. 특히 1인가구의 재무 실행점수(55.1점)가 다인가구(69.3점)보다 현저히 낮았다.



보고서는 그 배경에 대해 "1인 가구의 노후대비 저축액 및 자산규모가 적고 연금 가입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으로 봤다.

윤성은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연금과 보장성 보험으로 노후의 불확실성을 줄여갈 필요가 있다"며 "재무적인 준비뿐만 아니라 은퇴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낼지''누구와 시간을 보낼지'와 같은 비재무 영역에 대해서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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