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 속도 빨라질 전망
글로벌 IT 공룡들이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지 않았던 AI 스피커 등의 분야에서 진보가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 삼성,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음성인식 AI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웹검색 부문과 통합 운영하던 AI 부문을 독립시켰다. 2016년 2월 통합시킨 이래 2년여 만에 독립, 강화하는 셈이다. 독립된 AI 부문은 구글브레인 연구실을 설립한 제프 딘(Jeff Dean) 구글 시니어 펠로우가 이끌 전망이다.
제프 딘은 구글의 크롤링, 인덱싱, 쿼리 서빙 시스템 등을 설계하고 ‘스패너’ 등 구글의 주요 시스템을 개발한 엔지니어다. AI 부문을 제프 딘이 이끌 것이라는 소식에 CNBC 등 외신들은 구글이 AI 서비스를 고도화해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개발한AI 전문가 래리 헥(Larry Heck) 박사를 영업한데 이어 최근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를 통해 AI 분야 인재 채용도 공고했다. 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등에 경력을 가진 석박사급 인재가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공고를 통해 “의미 이해 모델, 의도 예측, 맞춤형 추천 등을 위한 심층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자체 AI 빅스비를 스마트폰을 넘어 TV, 냉장고, 세탁기, 스피커 등 모든 가전 제품군으로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성능을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인텔도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한 데스크톱 PC용 CPU(중앙처리장치)를 선보였다. 지난 3일 인텔은 8세대 커피레이크 CPU를 공개했다. 이 제품들에는 ‘상시 대기(Modern Standby)’ 기능이 추가됐다. 이 기능은 음성명령을 하면 PC가 켜지고 빠르게 응답하도록 만들어준다. 데스크톱 PC를 스마트 스피커처럼 쓸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는 음성인식 AI 영역이 가정과 사무실에 있는 PC들로 확장됨을 의미한다.
사실 그동안 여러 음성인식 AI 스피커가 시장에 등장했지만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시중 AI 스피커들은 음악 감상, 날씨와 교통정보 확인, 일정 확인 등의 기능을 제공하지만 실제 성능이 소비자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음성 인식이 잘 안된다(56%) ▲자연스러운 대화가 안된다(45%) ▲소음을 음성으로 오인한다(37%) 등을 인공지능 스피커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하지만 글로벌 IT 기업들이 음성인식 AI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며 소비자들이 만족할만한 기술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2021년 글로벌 AI 스피커 시장은 35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라며 “아직 과도기이기에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낮지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져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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