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규제 강화 예상에
골든브릿지證 인수 불발 '우려'
자회사 저축銀 2곳 부실 가능성도
주가 한달 새 30% 넘게 하락
[ 하헌형 기자 ] 올초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던 네트워크 장비 제조업체 텍셀네트컴 주가가 맥없이 주저앉고 있다. 지난 2월 인수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자회사인 저축은행 두 곳의 자산 부실 우려가 불거지면서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텍셀네트컴은 5일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600원(2.84%) 오른 2만17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 마감했지만 지난 2월28일 사상 최고가인 3만1700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여 새 30% 넘게 하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 1~2월 코스닥시장 외국인 누적 순매수 1위 종목(순매수액 864억원)이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과 2016년 각각 인수한 세종상호저축은행(지분율 100%)과 공평저축은행(100%)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결과”라고 말했다.
세종상호저축은행과 공평저축은행은 지난해 총 1134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국내 저축은행 1위(자산 기준)인 SBI저축은행을 실적에서 앞질렀다. 텍셀네트컴의 지난해 순이익은 1002억원으로 1989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까다로워진 데다 지난 2일 ‘강성 규제론자’로 불리는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하면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텍셀네트컴은 깐깐해진 심의를 준비하느라 아직 금융위에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텍셀네트컴 관계자는 “다음주 중 관련 서류를 당국에 제출하면 올 상반기 중 승인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상호저축은행과 공평저축은행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텍셀네트컴의 주가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두 저축은행은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 거절’ 판정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코스닥 상장사 수성, 지디 등에 수백억원 규모의 주식 담보 대출을 해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해준 기업이 상장폐지되면 대출금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수성과 지디는 거래가 정지돼 반대매매를 통한 대출금 회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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