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68% "수시 수능 최저학력 폐지에 반대"

입력 2018-04-06 10:33   수정 2018-04-06 10:40

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에서 응답자 68.7%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는 데 반대한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교육부는 2020학년도 대입부터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라고 각 대학에 권고한 바 있다.

6일 교육평가 전문기관 유웨이중앙교육은 이 같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유웨이닷컴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이번달 3일까지 진행됐다. 고등학생 유웨이닷컴 회원 537명을 대상으로 ‘수시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 정책’에 관해 물었다.

최근 교육부는 각 대학에 2020학년도 대입부터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를 권고했다. 이에 지난 1일 연세대는 2020학년도 입시부터 수시모집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고 정시 모집인원을 소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수능 최저등급의 수준은 적정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55.2%는 ‘적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높다고 생각한다’(29.8%) ‘낮다고 생각한다’(15.1%)가 뒤를 이었다.

‘수시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 정책을 찬성하느냐’는 질문에는 68.7%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답은 20.1%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1.3%로 나타났다.

현재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고등학생들은 학교별 내신의 편차가 불공정하고 수능이 보다 공정한 평가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만약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에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 가까이(44.2%)는 ‘내신은 학교별 편차가 크기 때문에’라 답했다. 또 40.3%는‘수능이 다른 입시 전형(학생부 종합 등)보다 공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라는 답을 택했다. 이밖에 ‘더 중요해질 비교과 준비가 부담스럽기 때문에’(9.7%), ‘어차피 정시 지원을 위해 수능 준비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5.8%)라는 순으로 답했다.

‘만약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에 찬성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내신 준비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37.3%), ‘수능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35.1%), ‘입시가 단순화 돼 입시 전략을 짜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20.1%),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7.5%) 순으로 답했다.

마지막 질문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폐지된다면, 수능 준비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였다. 가장 많은 응답자(43.9%)는 ‘정시 대비를 위해 수능 준비를 변함없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27.3%는 ‘수시에 집중하고 수능 준비를 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정시를 대비하지만 수능 준비 비중을 줄일 것’이라는 응답도 22.3%였다. 6.6%는 ‘수시가 끝난 후에만 수능 준비를 할 것’이라 답하기도 했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정시 대비를 위해 수능 공부를 하겠다는 수험생이 가장 많았지만 수능 비중을 줄이거나, 수시 이후로 수능 준비를 미루겠다는 수험생들도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현재 대학마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뿐 아니라. 정시 확대도 검토 중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면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내신에 불리한 수험생들은 수능에 집중하고, 내신이 유리한 수험생들은 내신에 더욱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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