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부산항 북항 통합개발 경제자유구역' 신규 지정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면서 2030년까지 1단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는 '북항 일원 통합개발' 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해수부는 '북항 통합개발 예정구역'(약 800만㎡) 가운데 오는 2030년까지 부두 기능이 유지되는 신선대·감만부두와 그 배후ODCY(부두 밖 컨테이너 장치장·359만㎡) 등을 제외한 541만㎡(5.41㎢) 규모를 '북항 통합개발 경자구역' 예정지로 검토하고 있다. 부산시는 문현 금융단지(112만여㎡)와 센텀시티 등을 경자구역 예정지로 확대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지자체들이 앞다퉈 나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 유치에도 유리하다. 의료·관광·쇼핑산업이 폭발적으로 활성화하는 기폭제도 될 수 있다.
◈ 기관마다 입장 달라 힘 있는 정부 조직 서둘러 출범시켜야
해양수산부가 부산 북항에 이런 개발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려면 북합 통합개발 기본 구상안 실현을 위한 정부차원의 통합 컨트롤 타워설치가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8월부터 부산시,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북항 통합개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최소한의 범위에서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남기찬 한국해양대 물류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근 북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며 "현재 해수부 내 한시적 TF로는 의견수렴 정도는 가능하지만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사업을 원만하게 추진하려면 범정부 추진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공원처럼 범정부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신속하게 의사 결정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북항 통합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 최열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지난해 12월 '부산항 북항 일원 통합개발 시민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요구에 해양수산부는 최근 '범정부 컨트롤 타워'를 구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부처와 부산시, 관련 공기업을 아우르는 가칭 '부산 북항 통합개발 추진기획단'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해당 부처나 기관들과 협의 후 기본업무협약을 맺고, 이르면 오는 6월 추진기획단 출범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마련한 부처간 업무협약 초안에 따르면 해수부는 기본계획 수립 및 계획 총괄, 부산시는 도시계획, 부산항만공사는 부두 기능 전환과 부지 사용 등의 업무를 분담한다. 또 철도공사는 철도 기능 재배치와 부지 사용,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대규모 단지 개발 노하우와 기술력 제공 등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여러 부처가 함께 기획단을 구성하는 과정도 쉽지 않지만, 출범 이후에도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가지 않을지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 의지에 더해 각계 여론이 기획단 구성을 추동하고, 기획단에게 책임과 권한을 확실히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해수부 북항통합개발TF는 의견수렴 기구인 중앙자문단과 추진협의회를 기획단 출범 이후에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지역 전문가와 시민단체를 아우른 추진협의회는 부산지역 의견을, 중앙자문단은 도시계획과 교통계획 등 전문 분야에 대한 학계 전문가의 의견을 전달하는 조직이다.
◈세계 3대 요트대회 '볼보컵' 10월께 공식 유치 신청
'부산항 북항 일원 통합개발' 1단계 사업이 2030년 완료되는 시점을 전후해 세계 관광객들이 365일 부산항에 찾아와서 먹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을 발굴·개발하는 일이 선결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1월에는 '2021년 볼보컵 북항 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유치위원회가 구성돼 정부와 공공부문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유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 팀의 볼보컵 대회 참가도 동시에 준비되고 있다.
볼보컵 민간유치 대행사인 '팀코리아 컨소시엄'은 국가 예산 지원도 일부 필요하지만, 대회 참가 요트 제작과 대표팀의 8개월간 항해에 소요되는 많은 예산을 자체로 충당해야 한다. 이 조건이 선행되고 BPA와 마리나항 운영과 부지 확보 등 관련 협의를 거친 뒤 오는 10월께 볼보오션레이스 조직위원회(스페인 알리칸테 소재)에 볼보컵 대회 공식 유치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세계 3대 요트대회 중 하나인 볼보오션레이스(볼보컵)유치에 성공하면 2~3년마다 반복적으로 세계적 규모의 요트대회가 부산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부산이 글로벌 해양 스포츠 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항이 볼보컵 기항지로 결정되면 기항 기간 보름간 약 240만 명 이상이 부산에 몰려 경제 파급효과가 145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민간 연구기관인 부산국제크루즈연구소(BICI, 이사장 이재강)는 부산항만공사(BPA)와 손잡고 국내 최초로 '다모항 체제' 도입을 통한 북항 크루즈 허브 항만 구축을 추진 중이다. BICI는 오는 2020년 '다모항 체제'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BICI는 우선, BPA와 공동으로 오는 30일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부산국제크루즈포럼-체인 크루징 부산 2018'(CHAIN CRUISING BUSAN 2018)을 개최해 부산항과 대만(기륭항) 간 체인포트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체인포트란 다모항 체제 구축을 위한 항만 간 연대를 의미한다. 다모항 체인은 부산항, 상하이항(중국), 기륭항, 하카다항(일본) 등 동북아 국가별 주요 크루즈 항만을 각각 크루즈 모항으로 삼아 합종연횡·십자축 모형으로 체인포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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