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리 기자 ] 지난 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웅진렌탈 판매단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석금 회장(사진)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자신이 개척한 렌털시장에 두 번째 도전을 공식 선포하는 자리였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자리에 모인 600여 명의 영업사원 대부분이 과거 웅진그룹 출신이어서 더 흥분한 듯했다.
윤 회장은 “지금 여기 모여있는 사람 대부분은 과거 웅진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며 “직원 간에 신뢰가 있는 기업, 많은 사람이 모이는 기업,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실제 그랬다. 웅진은 렌털사업에 다시 도전하며 지난 한 달간 집중적으로 영업사원을 뽑았다. 그렇게 700여 명을 모았는데 대부분 웅진 출신이었다. 윤 회장이 구축한 웅진 문화를 그리워하는 영업사원이 다시 모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들이 돌아온 이유는 윤 회장의 철학 때문이다. 웅진에는 영업사원을 우대하는 문화가 있다. 영업사원들의 발언권도 세다. 윤 회장 스스로가 학습지 판매원부터 시작한 영업사원 출신이기 때문에 이런 문화를 조성할 수 있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원들끼리 서로 아끼고, 신뢰를 쌓으면 신이 나서 일하게 된다는 생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2012년 웅진그룹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이듬해 코웨이를 매각하며 직원들은 흩어졌다. 하지만 직원들은 웅진의 기업문화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윤 회장이 렌털사업을 시작하자 돌아왔다.
이들은 정수기 등 가전제품 렌털사업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5000개 계정을 팔았다. 웅진렌탈은 이달 안에 1만 개, 연말까지 10만 개 계정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순조로운 출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윤 회장이 구축해 놓은 기업문화가 재기의 발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웅진은 1989년 정수기 사업을 시작했다. 윤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정수기를 임대 관리해주는 렌털서비스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국내 가전제품 렌털서비스의 시작이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13년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당시 2018년 1월2일까지 5년간 렌털사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경업(競業)금지’ 조항을 넣었다. 이 조항이 풀리자 웅진은 지난달 렌털사업을 재개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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