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해 막는 메신저 ‘번개톡’ 적용
모바일 중고마켓 번개장터를 운영하는 ‘퀵켓’과 모바일 중고거래 대행 서비스 업체 ‘셀잇’은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에 인수됐던 회사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지난해 각각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다시 나와 두 회사가 합병됐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서 대기업 자회사가 됐다가 다시 스타트업으로 돌아와 힘을 합친 셈이다.
통합법인 번개장터의 장원귀 대표는 서울 구로동 사무실에서 최근 기자와 만나 “네이버와 카카오의 품 안에서 벗어나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두 회사가 뭉쳤다”며 “올해 투자도 유치해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번개장터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거래를 아우르는 지역 기반 생활밀착형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는 “하루 세 번 사용하는 칫솔처럼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국민 생활필수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생활용품 거래는 물론이고, 자동차와 부동산, 구인·구직 및 각종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일자리와 집을 구하고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사고 과외교사와 가사도우미를 찾는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거래를 번개장터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일종의 ‘생활밀착형 온라인 벼룩시장’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번개장터는 2010년 10월 출시한 국내 최초 모바일 중고거래 서비스다. 지난해 10월 모바일 중고마켓 업계 최초로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셀잇과 합병하면서 시장의 절대강자로서의 지위가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셀잇과 합산해 다운로드 수는 1200만 건, 월 사용자 수는 320만 명 규모다. 번개장터의 월평균 거래액은 200억원에 달한다.
번개장터는 기존 셀잇의 서비스를 접목해나가고 있다. 장 대표는 “셀잇은 좀 더 안전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번개장터 앱에 ‘셀잇존’ 같은 코너를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중고상품 거래에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사기 피해’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번개장터에는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자체 메신저인 ‘번개톡’이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번개톡을 이용해 대화할 경우 해당 내용이 모두 서버에 저장된다. 거래가 최종적으로 이뤄지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남아 혹시라도 사기가 발생하더라도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번개톡에서는 계좌번호와 물건받을 주소, 상품의 사진과 동영상 등의 정보를 채팅장에서 바로 서로에게 보낼 수 있다. 이와 동시에 상대방이 알려준 계좌번호와 휴대폰번호가 의심될 때, 확인창에 입력하기만 하면 허위인지 여부가 곧바로 검증된다. 장 대표는 “믿을 만한 중고상품 거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계속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최근 안전결제 시스템 ‘번개페이’도 구축했다. 구매자는 상품을 신용카드나 가상계좌 등을 이용해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장 대표는 “번개장터 플랫폼에서 자체적으로 결제할 수 있는 번개페이 서비스로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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