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츠·핏, 일반담배 모두 가능해요"…짝퉁 전자담배 '기승'

입력 2018-04-10 15:11   수정 2018-04-10 15:12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커지면서 유사 제품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KT&G 전자담배 '릴(lil)'의 한정판 충전 거치대부터 모든 담배와 호환 사용이 가능한 각종 저가 제품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

10일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 따르면 KT&G의 전자담배 릴 전용 충전 거치대가 120위안(약 2만3500원)~498위안(약 8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1월 KT&G가 궐련형 전자담배 릴 출시 기념으로 소비자 1만명에게 무료 배포한 전자담배 충전기다. 정품 등록한 이들에게 제공되는 충전기임을 고려하면 보따리상들이 대거 선구매한 뒤 재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상 판매 가격이 9만5000원(쿠폰 적용시 6만8000원)인 릴 전용기기 역시 900위안(약 15만2600원)으로 책정, 적잖은 웃돈이 붙어 거래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에는 아이코스(IQOS)와 호환이 가능한 '이시그(Ecig)2.0'와 '바스토네' 등을 비롯한 유사 제품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기존 전자담배를 업그레이드해 전용담배 필요없이 일반담배로도 피울 수 있는 중국산 전자담배 'IUOC'도 눈에 띈다.

판매자들은 아이코스와 릴의 전용담배 히츠, 핏과 호환해서 사용 가능하며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강조하고 있다. 유사 제품 가격은 200위안~500위안(약 3만4000원~8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전자 담배의 권장 교체 시기는 1년. 9만5000원~9만7000원에 달하는 릴과 아이코스 전자기기와 비교하면 대부분 저렴한 축에 속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구매하면 이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2015년 9월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기존 담배에 비해 냄새와 연기가 덜 나고, 세련된 외관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6월 아이코스를 시작으로 글로(glo)와 릴 등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미투 상품'이 잇따르면서 해외 직구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해외배송대행 서비스 몰테일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자담배 배송대행 신청 건수는 지난해 6월 대비 26.3% 증가했다. 전체 국가 중 일본과 중국의 비중은 90.2%에 달한다.

앞으로도 해외 직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열필터와 배터리 수명 등으로 매년 전자담배의 교체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확대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유사제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코스를 판매 중인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아이코스와 히츠는 다른 제품과 함께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며 "유사제품 문제는 본사에서 검토 중이고, 향후 본사의 방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T&G도 "핏과 릴 디바이스는 서로에게 최적화돼 설계된 제품인 만큼 전용 정품 히팅기기인 릴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호환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권장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짝퉁 제품들의 흡연 안전성과 성능 등이 검증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고 당부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도 "다른 제품과 함께 사용할 경우 제품의 성능 및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으며, 아이코스 기기의 무상품질보증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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