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및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로봇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보다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은 전 세계 로봇산업의 선두 주자다.
일본은 부족한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 현장뿐 아니라 노인 간병이 필요한 가구 등 로봇 구입이 필요한 곳에 국가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일본 로봇산업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과거엔 로봇이 위험한 작업이나 단순 반복 업무에만 적합한 수준이었지만, AI 기술과 로봇 기술이 융합하면서 능동적이고 복잡한 사고가 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섬세한 작업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 수 있게 됐다.
AI 기술을 결합한 로봇이 많아질수록 센서 수요가 증가한다.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필요한데, 인간의 눈과 촉감에 해당되는 센서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키엔스가 센서 분야의 대표 주자다. 매출의 절반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50%에 달한다.
후지산 자락에 있는 화낙은 공장 자동화 로봇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로봇에 강점을 가진 기업답게 자체 생산 프로세스 대부분을 로봇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 80%의 스마트폰이 화낙의 로봇을 통해 생산되고 있을 정도로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로봇과 관련해서는 소프트뱅크도 주목해야 할 회사다. 통신산업과 포털산업에서 창출되는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로봇, AI, 자율 주행 등 정보기술(IT) 관련 유망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구글로부터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샤프트를 인수하며 로봇과 관련된 밸류체인을 하나씩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일본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방법은 증권사를 통해 일본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미국에 상장된 로봇 및 AI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 세계 로봇 및 AI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ETF인 글로벌 엑스의 ‘BOTZ ETF’와 로보의 ‘ROBO ETF’가 대표적이다. 이들 ETF에서 일본 로봇 관련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9%와 26%다.
한국이 2006년부터 작년까지 저출산 대책으로 쏟아부은 130조원의 돈은 키엔스와 화낙을 통째로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저출산·고령화가 메가 트렌드가 된 상황에서 국가와 개인이 효과가 떨어지는 정책 실행이나 우려로 일관하기보다 그 추세의 수혜를 얻을 수 있는 로봇산업에 투자하는 게 더 현명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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