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는 국가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게 더 걱정
[ 성수영 기자 ] 고용노동부가 삼성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공정이 담긴 보고서를 외부에 공개하기로 한 데 대해 산업주무부처 수장인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사진)이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유출을 둘러싸고 정부 내에서도 논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백 장관은 12일 국회 한·중차세대리더포럼 주최로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반도체 생산시설 배치 등 핵심 기술 공개는 피해야 한다”며 “산업기밀 유출에 대한 기업의 걱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부가 작업자의 안전을 고민하는 것과 달리 산업부는 국가 핵심 기술의 기밀사항이 유출되는 것을 굉장히 고민해야 하는 부처”라며 “산업 기술이 외국 경쟁 업체에 유출될 가능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생산 공정 내용까지 공개되는 것에 대한 삼성이나 SK 등의 걱정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장관은 지난 10일에도 김영주 고용부 장관을 만나 보고서 공개를 놓고 장시간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핵심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백 장관과 ‘알 권리’를 내세운 김 장관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는 후문이다. 백 장관은 입각 전 한양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반도체 연마제 기술을 개발할 정도로 해당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백 장관은 삼성이 해당 공정을 국가 핵심 기술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 “16일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전문위원회를 열어 최대한 빨리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화학물질 배합 등은 업계에 알려져 있어 공개할 수 있지만 공정 배치도 등은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핵심 기술로 인정되면 보고서 공개로 중요한 영업기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삼성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다. 삼성전자는 고용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취소 가처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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