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는 '블루오션'… 의사·약사 모셔가는 로펌들

입력 2018-04-12 18:15   수정 2018-04-12 19:46

제약특허·신약 약가산정 등
법률서비스 수요 증대에 대응
의약관련 전직 고위급 영입도



[ 안대규 기자 ] 국내 법무법인(로펌)들이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으면서 의사와 약사 등 의료계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7대 로펌에서 근무하는 의사나 약사 면허를 소지한 변호사는 30여 명에 달한다.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10여 명으로 가장 많고 광장이 6명, 태평양 세종 율촌 등은 3~4명이다. 대형 로펌의 경우 의사 면허를 가진 변호사는 1~2명에 불과한 반면 작년부터 약사 면허를 가진 변호사 영입은 급증했다. 올해도 1~2명씩 충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약사로 경력을 쌓아오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들이다. 대부분 로펌 내 바이오헬스케어 전담조직에서 일하고 있다.

대형 로펌이 약사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제약업체들의 특허취득과 각종 분쟁에 대응하거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한 로펌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약가나 건강보험료 관련 정부 규제 강화와 신약개발에 따른 임상시험 활성화로 관련 법률자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글로벌 제약업계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떠오른 것도 로펌의 일감이 늘어난 배경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국내 약가 산정과 관련해 정부에 대응할 대형 로펌을 선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출시한 약품의 가격은 중국과 중동에 진출하기 위한 기준 가격(벤치마크)이 되기 때문에 정부 기관과 약가 산정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국내 대형 로펌의 도움을 받고 있다.

로펌들이 오랜 노하우와 강력한 대외협상력을 제공하기 위해 전직 고위급 인사를 영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앤장은 최근 이경호 전 한국제약협회장(전 보건복지부 차관)과 전만복 전 세계보건기구(WHO) 부의장, 박용현 전 을지대 의료경영학과 교수(전 복지부 실장) 등을 영입했다. 광장은 작년까지 임채민 전 복지부 장관, 손건익 전 복지부 차관, 한영섭 전 식약처 국장을 영입한 데 이어 올해엔 글로벌의약산업협회 보험·약가위원회 의장을 지낸 변영식 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상무를 영입했다. 세종에선 주광수 전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상근부회장이, 화우에선 이희성 전 식약청장이 각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율촌도 최근 유영학 전 복지부 차관, 최희주 전 복지부 실장, 최철수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실장 등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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