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 펀드 수익률 0.54% 밑돌아
최근 한달새 40억 자금 이탈도
[ 하헌형 기자 ] 물가연동국채(물가채) 가격이 하락(채권 금리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물가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의 일종으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에 비례해 원리금이 늘어난다. 물가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자산의 50~70%를 물가채로 채우는 물가채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12일 채권시장에서 물가채 지표물인 ‘물가16-5’ 가격은 9704원을 기록했다. 금리는 연 1.816%다. 2016년 6월 만기 10년으로 발행된 물가16-5 가격은 지난 1월9일 9712원(금리 연 1.684%)까지 올랐다가 3개월 만에 약 0.1% 내렸다. 같은 기간 10년 만기 일반 국고채 지표물(국고17-7) 가격이 0.3% 상승한 것과 정반대 움직임이다.
물가채 가격이 하락한 것은 채권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 인플레이션율(BEI)은 이날 0.768%포인트로 지난 1월31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1.031%포인트)보다 0.26%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일반 국고채 금리에서 물가채 금리를 뺀 값인 BEI가 떨어지면 물가채 가격은 그만큼 하락한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고용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까지 나타나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한국은행 목표치(2.0%)보다 크게 낮은 1.3%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실업률이 4.5%로 2001년(5.1%)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전날 발표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1.9% 올랐다.
물가채 가격이 내리막을 타면서 물가채 펀드 수익률도 주춤하고 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대표 물가채 펀드인 ‘이스트스프링물가따라잡기’(설정액 187억원)의 연초 이후 수익률(지난 11일 기준)은 0.44%로 이 기간 전체 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0.54%)을 밑돌았다. 이 펀드에서는 최근 한 달간 4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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