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감원장직 사퇴 여부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

입력 2018-04-13 11:54   수정 2018-04-13 11:56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외유 논란과 사퇴 의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담으로 일관했다.

13일 김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업계 CEO 간담회' 직후 "사퇴 의사가 있느냐", "대통령 메시지를 들었냐"는 기자들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곧장 문을 빠져나가는 김 원장에게 "한 말씀이라도 해달라"고 요구하자 그는 "잠시만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저 때문에 여러 가지 상황이 벌어져서 죄송하다"라는 발언으로 즉답을 삼갔다.

김 원장은 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돈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비판에 휩싸였다. 김 원장은 2014년 3월 한국거래소(KRX)의 지원으로 2박3일 동안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2015년 5월 우리은행 지원을 받아 2박 4일 동안 중국·인도 출장을 각각 다녀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원장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과거 국회의원 시절 문제되고 있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며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당시 국회의원들의 관행에 비추어 도덕성에서 평균 이하라고 판단되면, 위법이 아니더라도 사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 속에서도 김 원장이 외부 일정을 강행하면서 일각에서는 각종 사퇴 압력에도 금감원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김 원장이 진행한 간담회는 기존에 예정돼지 않았던 것으로 전날 오후에 급히 결정돼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어제 오후 5∼6시께 금융투자협회 측에 자산운용사 사장들 소집을 요청했다.

금감원 측은 삼성증권 유령 배당 사태 이후 금융투자업계 시스템 점검 등을 하기 위해 증권사 사장단, 자산운용사 사장단 간담회를 잇따라 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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