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선보인 코스닥 벤처펀드의 초반 인기가 뜨겁다. 이달 5일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에 5거래일간 자금이 7000억원 가까이 유입됐다. 고액자산가 중심의 사모펀드 시장에서 뭉칫돈이 유입됐고, 단기에 자금이 몰리면서 일부 공모펀드는 잠정 판매중단(소프트클로징)에 나서기도 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가 처음으로 출시된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5거래일간 관련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총 6894억원에 달했다. 출시 첫 날 3708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전체 자금의 5분의 4 이상이 사모펀드를 통해 들어와 고액자산가의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 42곳이 출시한 65개 상품 중 공모펀드는 7개, 사모펀드는 58개였다. 사모펀드에 5640억원이 들어왔고, 공모펀드에 1254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부여되지 않은 전환사채(CB)를 담을 수 있는 사모펀드 성격과 좀 더 높은 성과를 원하는 고액자산가들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며 "점진적으로 사모펀드에서 공모펀드로 가입대상의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모펀드 중에서는 추가로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는 소프트클로징에 나선 펀드도 등장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첫 날인 5일 설정된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펀드'로 212억원(펀드평가사 KG제로인 11일 기준)의 자금이 몰리자 소프트클로징을 결정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측은 "당초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적정 규모를 200억원으로 판단해 운용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일단 소프트클로징을 결정했다"며 "향후 벤처기업의 신주나 구주 물량 등 운용상황을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공모펀드는 KTB자산운용의 'KTB코스닥벤처펀드'였다. 지난 9일 설정된 펀드로 이날 오전 기준으로 1025억원의 자금이 유입된 상태다.
손석찬 KTB자산운용 본부장은 "초기 자금 유입 속도가 빠른 상황이고 적절한 수익률 관리를 위해 설정액이 3000억원 수준에 다다르면 소프트클로징을 검토하려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자산의 15%를 벤처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전환사채(CB)를 포함한 신주에 투자하고, 자산의 35%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 중소·중견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해당조건에 부합하면 펀드는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또한 펀드 가입자는 3년 이상 투자 시 모든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해 최대 300만원 한도로 1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벤처펀드로 꾸준히 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득공제 혜택과 함께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공모주 물량을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벤처펀드가 매력적인 상품으로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문 연구원은 "과거 경기확장구간에서 중소형주 성과가 대형주 성과를 상회했다는 점, 문재인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개인투자자들의 중소형주 투자를 자극하면서 상품 가입을 부추길 것이란 점에서 코스닥 벤처펀드가 꾸준히 팔리는 대표적 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 신규 상장 종목들의 공모가 대비 상장 직후 3일, 7일, 30일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모두 2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스닥지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는 주식뿐만 아니라 메자닌, 비상장주식,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다"며 "특히 메자닌에 대한 투자로 코스닥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의 메자닌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 벤처펀드의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경우 코스닥으로의 자금 유입이 본격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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