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김기식 이어 '댓글 조작'…6.13 앞둔 여·야 '폭풍 속으로'

입력 2018-04-15 13:40   수정 2018-04-15 13:43

김 원장 논란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 60%대 하락
선관위 판단 따라 지방선거 표심 부담도
'댓글 공작' 두고 여 · 야 극한대립 신경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에 이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당원의 댓글 조작 의혹이 6.1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정치권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5일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원장 거취 관련 비판 여론을 이번 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불법성 해석으로 판가름지으려고 했지만 당원 댓글조작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특히 6·13 지방선거가 불과 두달 남겨 둔 상황에서 연이은 악재가 표심에 줄 악영향이 관건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부정적 표심 확산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 문 대통령 지지율 60%대 하락…표심 부담도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가 김 원장 인사 논란 이후 65%까지 하락한 점을 예의 주시 중이다. 취임 이래 약 1년 간 70%p 넘게 고공행진하던 지지율이 깨진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설문해 12일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66.2%로 지난주 대비 1.9%p 더 떨어졌다. 지난 9일 67.9%에서 김 원장의 외유 논란이 확산된 10일 66.5%로 하락한 데 이어 11일에도 65.2%로 떨어졌다.

지지율 70%에 육박하며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문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김 원장을 둘러싼 여당의 공세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의 외유성 출장이) 국회 관행이었다고 해도, 중앙선관위의 판단에 따라 김 위원장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취지로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김 원장이 자진사퇴해야하는 야당 및 여론은 여전히 팽배하다.

중앙선관위는 청와대가 요청한 4가지 쟁점 ▲ 국회의원이 임기 말에 후원금으로 기부하거나 보좌직원들에게 퇴직금을 주는 행위 ▲ 피감기관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행위 ▲ 보좌직원 또는 인턴과 함께 해외출장 가는 행위 ▲ 해외출장 중 관광 등 김 원장에게 제기된 4가지 사안이 적접한지 판단한다.

선관위가 김 원장 관련 불법성을 결론내릴 경우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즉각 자진 사퇴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원장이 사퇴한다고 하더라도 추가 인선에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는 점,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표심에 청와대가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 '댓글 공작' 여 · 야 극한대립 속으로


김 원장의 거취로 불 붙은 여·야 정치 공방은 민주당 당원이 댓글공작 의혹으로 구속되자 더 격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안의 폭발성을 감안, 김 원장 및 댓글 공작 논란을 야당의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적극 해명에 나지만 야당은 특검을 거론하며 맹공에 나섰다.

여기에 댓글조작 사건으로 해당 당원이 구속된 이후 민주당 소속 김경수 의원이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야 공방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나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전날 박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여론조작 사건의 배후에 민주당 현역의원이 있다는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번 댓글 조작 사건은 개인적 일탈에 따른 범죄행위일 뿐"이라며 추천 수를 조작한 평창올림픽 기사 등은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와 철저히 모순된다"고 해명했다.


구속된 당원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산 김경수 의원은 전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의원은 "댓글조작 민주당원과 수백차례 비밀문자를 주고받았다는 TV조선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닌 무책임한 보도"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수백 건 문자를 주고받았다는 보도 역시 사실과 다른 악의적 보도"라고 법적 대응 의사를 분명히했다.

민주당은 댓글 조작이 당원 개인의 일탈행위이자 특정 보수언론의 악의적 보도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특검 조사를 촉구해다. 이날 권성주 대변인은 "김경수 의원이 지난 대선 때 수많은 그룹과 팀들에 의해 문재인 후보를 위한 대대적인 댓글 조작 있었고, 그것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을 자백한 것"이라며 "특검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문재인 정권 출범에 인터넷 댓글을 필두로 포털의 영향이 지대했는데 그 실체가 사실은 추악한 셀프 조작을 통한 여론장악이었다면 정권의 도덕성은 회복 불가능한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정숙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지난 보수정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인터넷 뉴스 댓글 여론조작 시도가 현 여당 당원에 의해 자행됐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수사기관은 다른 현역의원 연루는 없는지 철저히 밝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원이 댓글 조작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면 수사기관에서 연루자를 수사해 처벌하면 되고 민주당은 그에 따른 비판을 받으면 된다"며 "정치권은 이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을 게 아니라 댓글 조작을 제도적으로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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