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입구'란 뜻
강 사이에 두고 시가지·해안가 있어
고급 리조트 몰린 '미케비치'
美 포브스 선정 세계 6대 해변 꼽혀
해발 1487m에 조성된 테마파크 '바나힐'
20분간 케이블카 타고 가며 절경 감상
호이안은 옛날식 주택·상점들 밀집
보트투어에선 등불에 소원 띄워 보내
베트남 국기는 금성홍기(金星紅旗)로 불린다. 노란 별이 큼지막하게 박힌 붉은색 깃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을 상징하는 색은 노랑과 빨강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한 가지 색을 덧붙이자면 전통의상인 아오자이와 국화인 연꽃으로 표상되는 하양일 것이다. 흰색은 순박한 국민성과 순결한 정신을 상징한다. 흰색 아오자이는 교복으로 사용될 정도로 미혼여성들에게는 유니폼과도 같다. 베트남에서 노랑과 빨강, 하양의 매력을 다 가진 도시를 꼽으라면 다낭이 아닐까 싶다. 꿈과 미래가 용틀임하는 낭만도시이자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열정의 도시, 아픈 과거를 씻고 미래로 나아가는 평화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하노이, 하롱베이, 호찌민 등을 제치고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다낭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임채성 시조시인 awriter@naver.com
황룡이 꿈틀거리는 한강의 낭만- 다낭
베트남의 5개 중앙 직할시 중 하나인 다낭은 호찌민(옛 사이공), 하노이, 하이퐁에 이은 대도시로서 베트남 중부를 대표한다. 서쪽으로는 쯔엉 썬 산맥이 라오스와 경계를 이루고, 북쪽으로는 트어 티엔-후에, 남쪽으로는 꽝남성과 접해 있다. 동해(남중국해)와 면한 150㎞의 해변으로 동서 무역의 중심지가 됐고,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미국의 최대 군사기지가 되기도 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입구’라는 뜻을 가진 다낭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시가지와 해안가로 나뉘어 있다. 긴 해안선을 따라 고급 리조트가 조성돼 있는데, 다낭을 대표하는 해변은 단연 미케비치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브스’가 세계 6대 해변 중 하나로 선정했을 만큼 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야자수 잎으로 지붕을 엮은 비치파라솔 아래에서의 휴식은 상상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다낭의 중심을 동서로 가르는 한강에는 다섯 개의 다리가 있는데 명물은 노랗게 칠해진 용교다. 2013년 3월 세워진 용교는 용의 몸을 형상화한 다리 모양이 특이한 데다 밤이 되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더욱 화려해진다.
주말 저녁에는 용의 머리에서 불을 뿜는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밤의 강변에는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모여 있어 야경을 즐기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고산지대에 조성한 테마파크 바나힐
밤은 다낭의 매력을 더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뜨거운 낮 시간에는 인적이 드물지만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는 밤이면 화려한 조명들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끈다. ‘노보텔 다낭’에 있는 36층 루프톱 바는 다낭의 야경과 밤문화를 즐기는 대표적인 명소다. 황홀하게 빛나는 다낭 시내를 내려다보며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맥주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펼쳐지는 주말 밤에는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다낭의 서쪽 산정에 있는 바나힐에서는 유럽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우리에게는 산이지만 언덕으로 불리는 바나힐은 해발 1487m의 고산 지대에 조성한 테마파크다.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프랑스인들의 피서지로 만들어졌는데, 프랑스인이 떠난 뒤 방치되던 곳을 베트남의 관광레저회사인 ‘선(Sun)그룹’이 테마파크로 만들어 놓았다.
바나힐은 한때 기네스북에도 올랐던 5.8㎞의 케이블카를 타야만 오를 수 있다. 열대몬순의 울창한 밀림과 폭포를 발아래로 굽어보며, 안개와 구름을 뚫고 솟구치는 약 20분간의 비행은 황홀경이다. 동화 속 유럽의 성처럼 꾸며진 9개의 테마가든과 다양한 놀이시설, 매일매일 바뀌는 퍼포먼스와 공연 등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워낙 높은 곳에 위치해 날씨가 변덕스러우므로 여벌옷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30초가 멀다 하고 안개와 구름이 덮였다 걷혔다 하는 선경(仙境)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신선이 된 듯한 무아지경을 느낄 수 있다.
올드타운에 내걸린 홍등 빛 열정- 호이안
다낭에서 약 30㎞ 남쪽, 꽝남성 해안평야를 가로지르는 투본강 하구에 있는 호이안은 중세의 시간이 걸음을 멈춘 곳이다. 16∼19세기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지만 투본강의 퇴적작용으로 수위가 낮아져 큰 배가 들어올 수 없게 되자 무역항의 지위를 다낭에 넘겨주고 말았다. 이 때문에 베트남전쟁에서도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이제는 작은 항구도시로 전락한 호이안의 특별한 매력은 바로 옛 번성기의 풍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건축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호이안 올드타운에는 옛날식 주택과 상점, 마을회관, 사원 등이 밀집해 있다. 호이안의 건축물은 베트남, 중국, 일본의 문화가 혼재돼 나타난다. 19세기 초 복원 작업을 거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부분의 옛날식 건축물은 벽돌, 나무 등 전통적인 재료로 지어진 1~2층짜리 건물이다. 약 2㎞에 달하는 오래된 거리는 바둑판 모양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평일에도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이 북적이는 거리를 씨클로를 타고 돌거나 산책하듯 걷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의 어느 시간대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올드타운은 내원교 다리를 통해 중국인 마을과 일본인 마을로 나뉘는데, 건축물의 내부는 모두 중국풍이라고 한다. 그중 투본강변에 있는 턴키의 집은 호이안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턴키는 많은 부를 축적한 무역상이었다. 턴키의 집 기둥에는 투본강의 범람 기록이 새겨져 있다. 우기만 되면 범람을 거듭하는 투본강 때문에 이곳의 집들은 대부분 1층의 가구를 2층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비상구가 마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잦은 침수에도 오염과 변형이 없도록 가구와 기둥들은 흑단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투본강에서 즐기는 야간 보트투어
호이안의 밤풍경도 황홀하다. 날이 저물면 거리에는 각양각색의 등불이 켜지고 야시장도 열린다. 말 그대로의 불야성이 펼쳐진다. 화려한 홍등을 매단 야시장의 수많은 노점은 기념이 될 만한 베트남 전통 액세서리나 간식 등의 먹거리를 판매한다. 단 이곳에서의 흥정은 필수. 깎으면 깎을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야시장 구경이 끝나면 투본강 야간 보트투어에 나서보자. 미끄러지듯 흐르는 보트에서 소원을 담은 촛불 등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많은 여행객의 소원을 싣고 등불은 바다로 흘러간다.
올드타운에서 투본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탄하라는 도자기마을에 닿는다. 이곳은 투본강의 삼각주에서 퍼온 진흙으로 마을 전체가 도자기를 빚어 판매한다. 손으로 빚거나 물레를 돌리는 방식은 우리와 비슷한데, 굽는 방식은 다르다. 가마 속에서 고열로 익히는 우리와는 달리 탄하에서는 가마 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가마의 크기도 우리네 시골 부뚜막 정도로 작은 편이다. 탄하에서 빚는 도자기는 그릇뿐만 아니라 원숭이와 돼지 등 다양한 동물 모양이 많아 이채롭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낌봉 목공예마을도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화해와 치유를 향한 순백의 평화- 썬짜
다낭은 베트남전 당시 베트콩으로 불리는 월맹(북부군)과 월남을 지원하던 미국연합군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던 전장이었다. 호이안으로 가는 길, 다낭 시내 남쪽에 있는 오행산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평지에 5개의 산이 볼록 솟아 있는데, 동양에서 세상을 구성하는 다섯 요소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이름을 따서 오행산이라 칭한다. 여행자들이 주로 찾아가는 곳은 사원과 전망대가 있는 수산(水山)인데, 엘리베이터로 오를 수 있다.
이곳의 지하 동굴에는 사후세계인 천국과 지옥을 대조적으로 묘사해 놓아 신비로움을 더한다. 또한 동굴 천장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미군의 공습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오행산과 다낭 시내 중간쯤에는 아직도 미군기지의 막사 건물이 남아 있다. 그 옆에는 고엽제 피해자 치료를 위한 미국의 자선병원도 세워져 있다.
다낭 북쪽,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에는 또 다른 격전지 하이반 고개가 있다. 영국 BBC의 인기프로그램 ‘톱기어(Top Gear)’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자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연결되는 이곳은 다낭과 후에 지역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해발 1172m의 산 정상에는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건설한 요새가 있으며, 중턱 고개에는 베트남전쟁의 치열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수많은 총탄 자국을 흉터처럼 간직한 벙커들은 그날의 역사를 반추한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단말마로 스러진 것을 생각하면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꼭 가 봐야 할 50곳’으로 선정한 멋진 풍광이 온전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불행한 과거를 씻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베트남의 모습은 썬짜반도에서 방점을 찍는다. 다낭 북쪽 해안에서 동해로 툭 튀어나온 반도 언덕에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서 있다. 67m나 되는 거대한 불상은 다낭 시내에서도 훤히 보인다.
이곳은 전쟁이 끝난 뒤 공산화된 조국을 탈출하려다 숨진 보트피플들을 위령하기 위해 세운 영응사(靈應寺)라는 절이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바다를 향해 온화하게 미소 짓고 있는 순백의 해수관음상은 치유와 평화의 상징처럼 보인다. 대웅전 앞 커다란 향로에서 피어나는 향불 연기가 이를 대변하는 것 같다. 야생원숭이를 만날 수 있는 원숭이고개까지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길, 그곳에서 화해와 상생을 향한 베트남의 새로운 미래를 예감할 수 있었다.
여행 정보
하나투어는 베트남 다낭을 실속 있게 여행할 수 있는 실속형 상품과 홈쇼핑히트상품따라잡기 상품을 출시했다. 관광형 상품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베트남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비엣젯항공을 이용하며 다낭, 호이안, 후에를 4일 혹은 5일 동안 여행한다. 다낭과 함께 주변도시 호이안 및 후에까지 한 번에 관광할 수 있으며 호이안 투본강 보트투어 특전이 포함돼 있다. 매일 출발하며 49만9000원부터. 홈쇼핑히트상품따라잡기 상품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비엣젯항공, 이스타항공을 이용해 다낭과 호이안을 5일 동안 둘러보는 상품으로 전일정 5성급 호텔과 호이안 야경투어, 다낭 챠밍쇼 등이 포함돼 있으며 호이안에 있는 오세득 셰프 레스토랑인 ‘친밀’ 특식메뉴를 포함한 다양한 특식이 제공된다. 매일 출발하며 59만90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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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포브스 선정 세계 6대 해변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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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은 옛날식 주택·상점들 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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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기는 금성홍기(金星紅旗)로 불린다. 노란 별이 큼지막하게 박힌 붉은색 깃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을 상징하는 색은 노랑과 빨강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한 가지 색을 덧붙이자면 전통의상인 아오자이와 국화인 연꽃으로 표상되는 하양일 것이다. 흰색은 순박한 국민성과 순결한 정신을 상징한다. 흰색 아오자이는 교복으로 사용될 정도로 미혼여성들에게는 유니폼과도 같다. 베트남에서 노랑과 빨강, 하양의 매력을 다 가진 도시를 꼽으라면 다낭이 아닐까 싶다. 꿈과 미래가 용틀임하는 낭만도시이자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열정의 도시, 아픈 과거를 씻고 미래로 나아가는 평화의 도시이기 때문이다. 하노이, 하롱베이, 호찌민 등을 제치고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다낭의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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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이 꿈틀거리는 한강의 낭만- 다낭
베트남의 5개 중앙 직할시 중 하나인 다낭은 호찌민(옛 사이공), 하노이, 하이퐁에 이은 대도시로서 베트남 중부를 대표한다. 서쪽으로는 쯔엉 썬 산맥이 라오스와 경계를 이루고, 북쪽으로는 트어 티엔-후에, 남쪽으로는 꽝남성과 접해 있다. 동해(남중국해)와 면한 150㎞의 해변으로 동서 무역의 중심지가 됐고, 베트남 전쟁 당시에는 미국의 최대 군사기지가 되기도 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입구’라는 뜻을 가진 다낭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시가지와 해안가로 나뉘어 있다. 긴 해안선을 따라 고급 리조트가 조성돼 있는데, 다낭을 대표하는 해변은 단연 미케비치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포브스’가 세계 6대 해변 중 하나로 선정했을 만큼 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곳이다. 야자수 잎으로 지붕을 엮은 비치파라솔 아래에서의 휴식은 상상만으로도 힐링이 된다.다낭의 중심을 동서로 가르는 한강에는 다섯 개의 다리가 있는데 명물은 노랗게 칠해진 용교다. 2013년 3월 세워진 용교는 용의 몸을 형상화한 다리 모양이 특이한 데다 밤이 되면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으로 더욱 화려해진다.
주말 저녁에는 용의 머리에서 불을 뿜는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밤의 강변에는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모여 있어 야경을 즐기는 여행객들로 붐빈다.
고산지대에 조성한 테마파크 바나힐
밤은 다낭의 매력을 더 환상적으로 보여준다. 뜨거운 낮 시간에는 인적이 드물지만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는 밤이면 화려한 조명들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절정으로 이끈다. ‘노보텔 다낭’에 있는 36층 루프톱 바는 다낭의 야경과 밤문화를 즐기는 대표적인 명소다. 황홀하게 빛나는 다낭 시내를 내려다보며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맥주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펼쳐지는 주말 밤에는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다낭의 서쪽 산정에 있는 바나힐에서는 유럽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우리에게는 산이지만 언덕으로 불리는 바나힐은 해발 1487m의 고산 지대에 조성한 테마파크다.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프랑스인들의 피서지로 만들어졌는데, 프랑스인이 떠난 뒤 방치되던 곳을 베트남의 관광레저회사인 ‘선(Sun)그룹’이 테마파크로 만들어 놓았다.
바나힐은 한때 기네스북에도 올랐던 5.8㎞의 케이블카를 타야만 오를 수 있다. 열대몬순의 울창한 밀림과 폭포를 발아래로 굽어보며, 안개와 구름을 뚫고 솟구치는 약 20분간의 비행은 황홀경이다. 동화 속 유럽의 성처럼 꾸며진 9개의 테마가든과 다양한 놀이시설, 매일매일 바뀌는 퍼포먼스와 공연 등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워낙 높은 곳에 위치해 날씨가 변덕스러우므로 여벌옷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30초가 멀다 하고 안개와 구름이 덮였다 걷혔다 하는 선경(仙境)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신선이 된 듯한 무아지경을 느낄 수 있다.
올드타운에 내걸린 홍등 빛 열정- 호이안
다낭에서 약 30㎞ 남쪽, 꽝남성 해안평야를 가로지르는 투본강 하구에 있는 호이안은 중세의 시간이 걸음을 멈춘 곳이다. 16∼19세기 국제무역항으로 번성했지만 투본강의 퇴적작용으로 수위가 낮아져 큰 배가 들어올 수 없게 되자 무역항의 지위를 다낭에 넘겨주고 말았다. 이 때문에 베트남전쟁에서도 피해를 보지 않을 수 있었다. 이제는 작은 항구도시로 전락한 호이안의 특별한 매력은 바로 옛 번성기의 풍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건축적 중요성을 인정받아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됐다.
호이안 올드타운에는 옛날식 주택과 상점, 마을회관, 사원 등이 밀집해 있다. 호이안의 건축물은 베트남, 중국, 일본의 문화가 혼재돼 나타난다. 19세기 초 복원 작업을 거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부분의 옛날식 건축물은 벽돌, 나무 등 전통적인 재료로 지어진 1~2층짜리 건물이다. 약 2㎞에 달하는 오래된 거리는 바둑판 모양으로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평일에도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이 북적이는 거리를 씨클로를 타고 돌거나 산책하듯 걷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의 어느 시간대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올드타운은 내원교 다리를 통해 중국인 마을과 일본인 마을로 나뉘는데, 건축물의 내부는 모두 중국풍이라고 한다. 그중 투본강변에 있는 턴키의 집은 호이안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턴키는 많은 부를 축적한 무역상이었다. 턴키의 집 기둥에는 투본강의 범람 기록이 새겨져 있다. 우기만 되면 범람을 거듭하는 투본강 때문에 이곳의 집들은 대부분 1층의 가구를 2층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비상구가 마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잦은 침수에도 오염과 변형이 없도록 가구와 기둥들은 흑단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투본강에서 즐기는 야간 보트투어
호이안의 밤풍경도 황홀하다. 날이 저물면 거리에는 각양각색의 등불이 켜지고 야시장도 열린다. 말 그대로의 불야성이 펼쳐진다. 화려한 홍등을 매단 야시장의 수많은 노점은 기념이 될 만한 베트남 전통 액세서리나 간식 등의 먹거리를 판매한다. 단 이곳에서의 흥정은 필수. 깎으면 깎을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야시장 구경이 끝나면 투본강 야간 보트투어에 나서보자. 미끄러지듯 흐르는 보트에서 소원을 담은 촛불 등을 강물에 띄워 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수많은 여행객의 소원을 싣고 등불은 바다로 흘러간다.
올드타운에서 투본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탄하라는 도자기마을에 닿는다. 이곳은 투본강의 삼각주에서 퍼온 진흙으로 마을 전체가 도자기를 빚어 판매한다. 손으로 빚거나 물레를 돌리는 방식은 우리와 비슷한데, 굽는 방식은 다르다. 가마 속에서 고열로 익히는 우리와는 달리 탄하에서는 가마 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가마의 크기도 우리네 시골 부뚜막 정도로 작은 편이다. 탄하에서 빚는 도자기는 그릇뿐만 아니라 원숭이와 돼지 등 다양한 동물 모양이 많아 이채롭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낌봉 목공예마을도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
화해와 치유를 향한 순백의 평화- 썬짜
다낭은 베트남전 당시 베트콩으로 불리는 월맹(북부군)과 월남을 지원하던 미국연합군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던 전장이었다. 호이안으로 가는 길, 다낭 시내 남쪽에 있는 오행산도 그런 곳 중 하나였다. 평지에 5개의 산이 볼록 솟아 있는데, 동양에서 세상을 구성하는 다섯 요소인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이름을 따서 오행산이라 칭한다. 여행자들이 주로 찾아가는 곳은 사원과 전망대가 있는 수산(水山)인데, 엘리베이터로 오를 수 있다.
이곳의 지하 동굴에는 사후세계인 천국과 지옥을 대조적으로 묘사해 놓아 신비로움을 더한다. 또한 동굴 천장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미군의 공습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오행산과 다낭 시내 중간쯤에는 아직도 미군기지의 막사 건물이 남아 있다. 그 옆에는 고엽제 피해자 치료를 위한 미국의 자선병원도 세워져 있다.
다낭 북쪽, 자동차로 약 40분 거리에는 또 다른 격전지 하이반 고개가 있다. 영국 BBC의 인기프로그램 ‘톱기어(Top Gear)’에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이자 아름다운 해안도로로 연결되는 이곳은 다낭과 후에 지역의 경계선이기도 하다.
해발 1172m의 산 정상에는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건설한 요새가 있으며, 중턱 고개에는 베트남전쟁의 치열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수많은 총탄 자국을 흉터처럼 간직한 벙커들은 그날의 역사를 반추한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이 단말마로 스러진 것을 생각하면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가 ‘꼭 가 봐야 할 50곳’으로 선정한 멋진 풍광이 온전하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불행한 과거를 씻고 미래로 나아가려는 베트남의 모습은 썬짜반도에서 방점을 찍는다. 다낭 북쪽 해안에서 동해로 툭 튀어나온 반도 언덕에 거대한 해수관음상이 서 있다. 67m나 되는 거대한 불상은 다낭 시내에서도 훤히 보인다.
이곳은 전쟁이 끝난 뒤 공산화된 조국을 탈출하려다 숨진 보트피플들을 위령하기 위해 세운 영응사(靈應寺)라는 절이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바다를 향해 온화하게 미소 짓고 있는 순백의 해수관음상은 치유와 평화의 상징처럼 보인다. 대웅전 앞 커다란 향로에서 피어나는 향불 연기가 이를 대변하는 것 같다. 야생원숭이를 만날 수 있는 원숭이고개까지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길, 그곳에서 화해와 상생을 향한 베트남의 새로운 미래를 예감할 수 있었다.
여행 정보
하나투어는 베트남 다낭을 실속 있게 여행할 수 있는 실속형 상품과 홈쇼핑히트상품따라잡기 상품을 출시했다. 관광형 상품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베트남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비엣젯항공을 이용하며 다낭, 호이안, 후에를 4일 혹은 5일 동안 여행한다. 다낭과 함께 주변도시 호이안 및 후에까지 한 번에 관광할 수 있으며 호이안 투본강 보트투어 특전이 포함돼 있다. 매일 출발하며 49만9000원부터. 홈쇼핑히트상품따라잡기 상품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비엣젯항공, 이스타항공을 이용해 다낭과 호이안을 5일 동안 둘러보는 상품으로 전일정 5성급 호텔과 호이안 야경투어, 다낭 챠밍쇼 등이 포함돼 있으며 호이안에 있는 오세득 셰프 레스토랑인 ‘친밀’ 특식메뉴를 포함한 다양한 특식이 제공된다. 매일 출발하며 59만90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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