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후면 4·19 혁명이 일어난 지 58주년이 된다. 서울대 사회학과 학생회장이자 전국 사회학과 회장이었던 필자 역시 1960년 4월19일, 시위 행렬에 앞장섰다.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 그 시절의 청년들은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 문제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고민했다.
청년이란 무릇 그런 것이다. 기성세대와는 다른 새로운 생각과 새 시대를 열고자 하는 열망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여기에 덧붙여 21세기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의 시민으로 성장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정책위원회 의장 임기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필자는 제자들에게 ‘세계에는 200여 개의 나라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세상 밖으로 나가 세계를 바라보고, 그곳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점을 배워오기를 부탁했다.
필자 역시 총 31년의 외국 생활 중 스위스 제네바에서 18년간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배운 것이 많다. 예를 들면 토론이 생활화된 독일인은 자기와 의견이 달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제3의 길을 모색한다. 인도는 당시만 해도 가난한 나라였지만 그들의 철학적 깊이와 자국 문화에 대한 긍지만은 대단했다.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세계 시민의 역할이 무엇인지, 인도주의와 인류애가 무엇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흔히 ‘글로벌’ 하면 유창한 영어 실력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것이 ‘글로벌 시대의 주인공’을 약속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열린 자세, 상호 존중, 인간에 대한 배려를 체득할 때 우리는 세계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필자가 몸담은 대한적십자사의 청소년적십자(RCY) 활동은 이 시대 청년들이 추구해야 할 자세와 맞닿아 있다. 인도주의라는 커다란 틀 안에서 국제 캠프와 해외 봉사활동 등으로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고 세계 속의 한국인으로 거듭나는 것, 그것이 바로 RCY 정신이자 역할이다.
58년 전 우리 세대가 4·19 혁명을 주도했다면 오늘날의 청년은 지난해 촛불 혁명으로 민주주의 발전을 또 한 번 이끌어냈다. 이들에게 성숙한 시민의식과 진실을 향한 강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이와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때다.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지구촌이 직면한 과제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고, 깊게 사고하며, 치열하게 고민하길…. 대한민국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세계 수준의 사고로 전진할 우리 청년들의 미래를 힘껏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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