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댓글조작' 정치권 발칵… '문재인 대통령 복심' 김경수 의원 연루說

입력 2018-04-15 19:02   수정 2018-04-16 07:57

지방선거 앞두고 '메가톤급 이슈' 급부상

경찰, 민주당원 3명 구속
진보 성향 파워 블로거 '드루킹'
'매크로' 활용해 댓글 클릭 조작
보수세력이 한 것처럼 속이려고
여당에 불리한 댓글 '역공작'

경찰 '드루킹' 사무실서 압수한
증거물 분석하는데 집중



[ 박종필/이현진 기자 ]
정치권이 난데없이 터진 ‘드루킹’ 파문에 휘말렸다. 네이버 등 포털에서 정치 뉴스에 대한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경수 의원과 접촉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할 예정이어서 이번 사건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15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댓글 조작 혐의(업무방해)로 민주당 당원 세 명이 구속됐고 그중 한 명은 ‘드루킹’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친노(친노무현) 성향의 파워 블로거 김모씨(48)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 등은 같은 명령을 반복 실행하는 자동화프로그램인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 클릭 수를 조작했다.

올 1월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기사에 달린 “청와대·정부·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이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는 등의 댓글에 614개의 네이버 아이디를 동원해 ‘공감’ 클릭을 했다. 이들은 “보수세력이 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댓글을 조작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부·여당에 불리한 댓글을 돋보이게 하면서 보수진영이 이를 조작했다는 식으로 ‘역공작’을 펼쳤다는 설명이다.

이 중 김씨가 김 의원과 메신저 프로그램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의혹이 나오자 사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김씨는 ‘드루킹’으로 불리며 인터넷 등에서 유명해진 인물이다. 김씨가 2004년부터 운영한 네이버 시사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는 누적 방문자 수가 980여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았다. 김씨는 2016년부터 매달 1000원씩 당비를 낸 민주당 ‘권리당원’이기도 하다. 김씨는 지난해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당시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블로그에 “나는 노무현의 지지자, 문재인의 조력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씨는 경기 파주에 있는 느릅나무 출판사를 경영하며 자신이 운영한 단체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을 초대해 유력 정치인 초청 강연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증거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김씨의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압수수색해 가져온 각종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며 “사건의 배후, 공범, 여죄 등을 캐는 데 중점을 두고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IP 등으로 김씨의 댓글 조작 의혹을 추적해 지난달 22일 파주의 김씨 사무실을 압수수색,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김씨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이때 이들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변기에 버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점 등을 고려해 긴급체포한 뒤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가 김 의원에게 보낸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과 문자메시지 등을 확보하고 김 의원이 연관돼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분석 초기여서 김 의원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사건의 배후가 있는지 확인이 안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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