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울리는 투자 전략
전철 환승역·대구 최고 역세권
수도권 비해 낮은 가격 매력
비수도권 '가치증대형' 투자
첫 성공사례 나올지 주목
[ 김대훈 기자 ] 상업용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GRE파트너스가 대구 최고 역세권인 반월당 삼성생명빌딩(사진)을 사들였다. 인수한 건물을 개조해 수익성을 높이는 이른바 ‘밸류애드(가치증대형)’ 투자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 업무용 빌딩을 기관투자가 돈으로 개조하는 드문 사례여서 부동산투자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GRE파트너스는 최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대구 덕산동 삼성생명빌딩을 1130억원에 매입했다. 이 빌딩은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동성로 초입에 있다. 대구 지하철 1, 2호선 환승역인 반월당역과 지하로 연결돼 있다. 1996년 준공 이후 삼성생명이 쓰고 있으며 지하 7층~지상 26층, 연면적 8만2672㎡ 규모다.
GRE파트너스는 삼성생명빌딩의 ‘위치’에 주목했다. 반월당역에 내린 사람들이 대구약령시장, 덕산먹자(떡전) 골목, 대구역 방면 동성로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치는 자리다. 지금처럼 업무용으로만 쓰는 것으로는 건물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봤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건물은 임대료가 높은 F&B(식음료) 공간 비중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GRE파트너스가 본입찰에서 오피스빌딩 용도로 접근한 경쟁사에 비해 100억원가량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었던 이유다.
GRE파트너스는 오피스 공간을 줄이는 대신 현재 지상 1층뿐인 F&B 공간을 지상 5층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음식점 큐레이션으로 주목받는 OTD코퍼레이션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구의 대표 맛집들을 입점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서점, 뷰티 업체, 고급 건강센터 등도 끌어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투자자 모집에 애를 먹었다. 대형 부동산의 주요 투자자인 공제회 보험사가 지방은 일단 꺼리고 보는 탓이다. GRE파트너스는 ‘내부수익률(IRR) 20%를 올리지 못하면 성과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투자자들에게 역제안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대구 도심의 구매력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건물 매입가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선 구도심의 밸류애드 투자가 종종 이뤄져 왔지만 비수도권에선 드물었다는 점에서 성공 여부를 주목할 만한 투자”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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