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진 사무장 "갑질 방관하는 것도 책임…대한항공 3세 갑질 재발 막아야"

입력 2018-04-17 16:16  

대한항공 박창진 前 사무장 "항공사 재벌들 갑질, 솜방망이 처벌"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서 일반직 강등은 차별 아냐
박창진 사무장, 스트레스로 생긴 종양 수술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사무장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3세의 갑질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을 세워달라"고 밝혔다.

박 전 사무장은 17일 오후 1시 50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다른 계열사 임원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당시 피해자인 나는 아직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사무장은 "항공법에는 안전 운항을 방해하는 승객들의 처벌을 더욱 강화하는 추세지만 권력을 가진 재벌에게는 이러한 책임까지 주어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사무장은 앞서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직접 가해자가 아니더라도 방관만 한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면서 자신에게 비난하는 동료들을 저격했다.

박 전 사무장은 조현아 당시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이후 공황장애 등의 진단을 받아 휴직했다가 지난해 4월 복귀했지만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된 상태다.

입사 22년차인 박 전 사무장은 지난해 KBS와의 인터뷰에서 "1년 이상 휴직했다고 모든 승무원 자격을 갱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제가 꽤 영어를 잘 하는 편인데, 그걸로 계속 (승무원 자격시험 중 하나인 영어방송 자격을) 탈락시키고 있다. L과 R 발음이 안 된다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사무장이었던 그는 복귀 후 이코노미클래스에서 승객 대응하는 일을 한다며 “이코노미는 보통 1~3년 차 신입 승무원들이 배치된다. 좌석, 화장실을 청소하고 현장 일을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사무장은 후배 사무장에게 지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회사에 복직했다지만 제 자리(사무장)를 강탈당했고 동료의 멸시를 받으면서 ‘이 일을 계속 할 것인가’ 고민을 한다"면서 "‘미약한 개인이지만 권력과의 투쟁에서 정도를 걸었을 때 권리를 회복할 수 있다, 그게 맞는 사회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저 다음에 똑같은 일이 생기는 것을 막고 싶다"고 퇴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박창진 사무장에게 부당한 차별이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는 일관된 입장이다.

박 전 사무장은 '땅콩 회항' 이후 스트레스로 인한 양성 종양으로 최근 수술을 받았으며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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