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인천 원창동 SK인천석유화학 공장은 마지막 벚꽃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석유화학 공장답지 않게 부지 내에 11만5000㎡의 벚꽃 동산이 꾸며져 있다. 1985년부터 매년 개화 시기에 맞춰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올해는 11일부터 16일까지 4만8000명이 넘는 시민이 공장을 방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2일 시민들과 함께 벚꽃을 구경했다.
최 회장은 SK인천석유화학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정유 시절이던 2006년 SK이노베이션(당시 SK에너지)이 인수했을 때만 해도 회사에는 계륵, 지역에선 미운 오리새끼 신세였다. 1969년 문을 열어 수십 년을 버틴 설비들은 고부가가치 창출은커녕 원유 시세 변동에 크게 흔들렸다. 무리해서 회사를 인수했다는 혹평이 나왔다.
최 회장은 체질 개선을 위해 1조62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감행했다. 2014년 7월 완공된 파라자일렌(PX) 설비는 단일 공장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130만t)를 자랑한다. 때마침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의 원료인 PX 시황이 좋아져 회사는 반전에 성공했다. 2015년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엔 사상 최대인 39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투자금 조달을 위해 2012년 8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시장에선 기업공개(IPO) 기대도 크다. 회사 관계자는 “(IPO는) 여건이 성숙되면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칫거리 취급을 받던 SK인천석유화학은 2016년 1월 주거·교육·문화·환경 등 4대 분야에 3년간 3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인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사장은 “앞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도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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