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감독분담금은 돌려주면서…"
[ 오형주 기자 ] 금융감독원이 올해부터 주식·채권 등을 발행한 기업들로부터 걷는 분담금이 결산 후 남더라도 돌려주지 않기로 했다. 1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위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새로 출범하는 금감원 분담금 관리위원회 구성과 역할, 심의대상 등이 담겨있다.
개정안에는 금감원이 매년 걷는 발행분담금이 결산 후 남더라도 이를 납부 회사에 반환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이 들어갔다. 지금까지 금감원은 ‘수지균형의 원칙’에 따라 쓰고 남은 분담금은 납부한 회사들에 돌려줬다. 금융위 관계자는 “발행분담금은 금감원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 성격이 강한 만큼 한번 걷은 돈을 다시 돌려주는 건 옳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쓰고 남은 감독분담금은 돌려주면서 발행분담금을 돌려주지 않기로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감독분담금은 금감원이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각 금융사에 할당해 걷는 돈으로, 총부채와 영업수익 등에 영역별 분담요율 등을 곱해 산출된다. 금감원은 2016년 감독분담금 2490억원을 걷어 결산 후 103억원을 금융사들에 돌려줬다.
발행분담금을 수수료라는 이유로 반환하지 않기로 하면서 감독분담금의 성격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난해 금융위는 감독분담금을 일종의 준조세로 보고 부담금으로 지정해 통제하려던 기획재정부의 움직임에 “감독분담금은 금감원이 제공하는 검사와 감독서비스 대가로 받는 수수료이기 때문에 준조세로 보는 건 맞지 않는다”며 제동을 걸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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