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뇌장벽 뚫어라"… 바이오벤처, 파킨슨병 치료제 도전

입력 2018-04-18 18:57   수정 2018-04-19 05:54

일양약품·일동제약·펩트론 등
뇌에 약물 전하는 기술 개발중



[ 한민수 기자 ] 국내 제약회사들이 난공불락인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속속 도전하고 있다. 최대 관건으로 꼽히는 혈뇌장벽(BBB) 너머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 개발에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기존 뇌질환 치료제는 혈뇌장벽에 막혀 약물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양약품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슈펙트’를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파킨슨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휴먼몰레큘제네틱스에서 게재를 승인받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한 실험 결과, 슈펙트는 혈뇌장벽을 통과해 파킨슨병과 관련된 인자인 알파시누클레인의 응집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의 응집 등으로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운동장애가 생기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신재수 일양약품 중앙연구소 부소장은 “혈뇌장벽을 뚫기 위해서는 분자량이 크지 않아야 하고 물에 녹지 않는 성질 등이 있어야 한다”며 “슈펙트는 기존 파킨슨병 증상완화제에 비해 혈뇌장벽 투과율이 3~4배 높았다”고 설명했다.

혈뇌장벽은 외부 유해물질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일종의 여과장치다. 치료물질의 뇌 전달까지 막는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성 치매 등 뇌질환 치료제가 첫 번째로 넘어야 하는 산이다.

카이노스메드도 혈뇌장벽을 통과하는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을 도입해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일동제약과 에이비엘바이오는 새로운 기술로 혈뇌장벽을 넘을 계획이다. 일동제약은 셀리버리의 거대분자 세포 전송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크기가 커도 뇌 안으로 치료물질을 전달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하나의 물질이 두 가지 작용을 하는 이중항체 기술을 적용했다. 알파시누클레인의 응집을 막는 작용과 혈뇌장벽을 통과하는 기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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