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에 업계 최대 스튜디오
AR·VR 영상제작 시스템 갖춰
KTH 등 10개 업체 경쟁 가열
[ 이승우 기자 ] SK가 T커머스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서울 상암동에 100억원을 들여 자체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2021년까지 연간 거래액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존 홈쇼핑사업자는 물론 KT에 이어 SK브로드밴드까지 사업에 진출하면서 T커머스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1년 거래액 2조원 목표”
SK스토아는 18일 상암동 본사에서 미디어센터 개관식을 열었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SK브로드밴드에서 기존 T커머스사업을 분할해 설립한 자회사다.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인 Btv를 비롯한 유료방송 13곳에 T커머스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윤석암 SK스토아 대표는 “TV는 세계적으로 시청시간이 줄어들지 않은 유일한 매체”라며 “TV를 통한 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SK스토아는 미디어센터가 6436㎡ 크기로 업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일반 촬영뿐 아니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영상 제작 시스템도 갖췄다. 윤 대표는 “각종 장비와 조명 등 시설에 85억원, 임차료 15억원 등 1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SK스토아는 미디어센터를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상품을 추천하고 VR과 AR 기술을 활용한 입체적 쇼핑 경험도 선보이기로 했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등 SK그룹 ICT 계열사와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표는 “2021년까지 연간 거래액 2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중소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상품 판매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SK스토아는 이날부터 유명 쇼핑호스트 유난희 씨가 사회적 가치를 담은 제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유난희의 굿:즈’를 정규 편성했다.
◆T커머스 시장, 3년 새 22배 성장
SK의 진출로 T커머스 시장은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한국에 T커머스가 본격화한 것은 2012년부터다. KT 자회사인 KTH가 K쇼핑을 선보인 것이 처음이다. 당시만 해도 T커머스는 이미 15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던 TV홈쇼핑에 밀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2014년 800억원대에 불과하던 T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8200억원(업계 추정)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TV홈쇼핑 시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T커머스 시장은 급성장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방송 중인 제품 외에도 인터넷 쇼핑을 하듯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1위 사업자인 KTH의 작년 T커머스사업 매출은 1075억원으로 5년 만에 14배 증가했다. KTH가 호조를 보이자 SK스토아를 비롯해 신세계TV쇼핑, 쇼핑&T, W쇼핑 등 다섯 개 업체가 T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홈쇼핑 운영사(CJ오쇼핑 롯데홈쇼핑 GS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까지 T커머스사업에 뛰어들어 열 곳이 경쟁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T커머스사업권을 확보하지 않았다.
● T커머스
TV와 커머스(commerce)를 합한 단어로 TV를 통한 상거래를 말한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뜻하는 E커머스와 비교된다. 소개되는 상품만 구매할 수 있어 단방향인 TV홈쇼핑과 달리 소비자가 여러 상품을 검색해 골라 살 수 있는 양방향 홈쇼핑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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