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재, 스탠드업 코미디의 문익점

입력 2018-04-19 17:16   수정 2018-04-20 14:16

유병재, 두 번째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 개최
"한국어로 스탠드업 코미디, 자부심 있죠"


마이크 하나로 웃기는 사람.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다.

그는 코미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안으로 스탠드업 코미디에 주목, 지난해 8월 스탠드업 코미디쇼 '블랙코미디'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유튜브 조회수 1000만 뷰 돌파, 한국 코미디 최초로 넷플릭스에 방영되며 한국형 스탠드업 코미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병재의 두 번째 스탠드업 코미디쇼인 'B의 농담'은 병재, B급, 블랙코미디(Black Comedy)를 의미하며 마이크 하나만을 가지고 현실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1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유병재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 개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B의 농담' 기획을 맡은 YG스튜디오 코미디팀 정영준 팀장은 공연을 통해 YG만의 코미디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정 팀장은 CJ E&M 마케팅 부서에서 YG엔터테인먼트로 이직, YG스튜디오 코미디를 꾸리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SNL 코리아 마케팅을 시즌 2~4까지 했다. 유병재는 막내 작가로 활동할 때 얼굴을 봤다. 이후 스탠드업 코미디에 대한 열망을 갖고 유병재에 접근했고 2016년 경 YG로 이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이 되어 '유병재의 블랙코미디' 기획을 시작했고, 여름에야 소규모 공연을 통해 실험해보자고 유병재, 유규선 대리와 의기투합했다. 정말 작은 공연장을 직접 대관하고, 시나리오를 짜고, 연출 하면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시작된 '유병재의 블랙코미디'는 한국 코미디 프로그램 최초로 전 세계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독점 방영하게 됐다.

정 팀장은 "유튜브 플랫폼으로 시작해 공연했고, 넷플릭스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넷플릭스 스탠드업 코미디를 통해 공연을 꿈꾸다 한국 최초로 올라가게 된 점은 고무적이었다. 유병재가 향후 해외 진출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발판이 될 것 같다"라고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유병재는 "제 토익점수 300점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라고 하자 정 팀장은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또 "개인적으로 제가 사대주의자여서 큰 기업과 일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코미디는 언어 장벽을 뛰어넘기 힘든 장르다. 글로벌 코미디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은 못 하지만 언젠가는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가수, 배우 전문 대형 기획사인 YG가 코미디를 제작한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 팀장은 "YG는 음악을 통해 커왔고 연기자들이 포진되어 있다. 코미디언은 유병재와 안영미 두 명"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안에서 규모를 키워가면서 YG만이 만들 수 있는 코미디를 만들고 싶다.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와 안영미의 '귀르가즘'이라는 팟캐스트인데 지금까지 있었던 코미디와는 조금 결이 다른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제2의 유병재를 YG에서 볼 수 있을까. 정 팀장은 "제2의 유병재를 키우겠다기보다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현재 코미디를 대중매체에서 접하기 힘든데 유병재와 같이 사람의 마음을 뻥 뚫어줄 코미디를 하는 사람을 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병재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우리나라에서 생소한 장르"라며 "선두주자가 되고 최고가 되겠다는 꿈은 없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눌 코미디언이 생겼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블랙코미디'와 'B의 농담'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작가로서 말하자면 한 걸음 더 나아간 수위의 작법이 될 것 같다. 큰 차별점이라기보다 여전히 저와 한국, 주변 사회상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가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년 사이 많이 성장했다. 농익은 코미디를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방송, 공연은 평가를 받는 지표가 있지만 새로운 것을 하는 데 의의를 두고 싶다. 한국말로 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양현석은 유병재의 공연을 얼마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을까. 그는 "YG에서 사활을 걸진 않았다. 회장님과 독대할 위치는 아니라 지난 공연 때는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초대권을 달라고 하더라. 조금의 관심을 두고 계시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라고 기쁜 기색을 드러냈다.

유병재는 '유병재 그리기 대회'를 개최하고,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면서 마케팅에도 전투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번 공연을 위한 프로모션 중 하나"라며 "콘텐츠 공급자로 자리 잡으려는 생각은 오만이다. 많은 분이 놀 수 있는 판을 만드는 것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B의 농담'은 19세 관람가다. 유병재는 "선정성, 폭력성이 심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코미디언으로서 약간의 영향력을 가진 상황에서 미성년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애들 앞에서 욕하는게 창피했다"라고 고백했다.


출연자인 유병재, 매니저 유규선, 정영준 팀장은 'B의 농담'을 제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기존 코미디와는 다른 방향으로 제작하기 위해서다.

유병재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국에서 한다는 것은 유교문화권과 서양의 장르가 결합됐기 때문에 성장통이 있는 것 같다. 누군가는 '세게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한다. 한국에서 30년 자란 저로서는 용납이 안되기도 하고 대중이 보기 불편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수위 조절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힙합이 처음 들어왔을 때와 비슷한 것 같다. 다른 문화권에 있던 것이 들어오면서 크고 작은 종류의 아픔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쳐버린 신인타자와 같은 마음"이라며 "해외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시던 분이 보면 저희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족하다"라고 현실을 직시했다.

하지만 그는 "유병재의 말처럼 90년대 힙합이 처음 들어와 마스터플랜에서 공연하는 느낌"이라며 "그분들이 지금은 잘 하는 뮤지션과 방송에서 희화화되는 부류로 나누어지고 있다. 문익점 같은 마음으로 끝까지 남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병재는 "홈런 아니고 1루타, 번트로 수정하겠다. 제가 자막으로 접했던 타문화의 공연은 반말이고 욕설이었다. 그래서 존댓말, 반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말로 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다는 것에 약간의 자부심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두 번째 스탠드업 코미디쇼 'B의 농담'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다. 이날 SNS상에서 화제가 된 '유병재 그리기 대회' 당선작과 유병재 굿즈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 관람가.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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