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열광에 뜨거워진 남북경협株

입력 2018-04-19 17:39  

정상회담 앞두고 현대엘리베이터·제이에스티나 등 급등

남광토건·대동스틸·이화전기 등
북한 인프라·대북 송전株도 들썩

"LS산전·남해화학·녹십자 등 실적 개선株 위주로 접근을"



[ 노유정 기자 ]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한 정상회담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증시도 강력한 영향을 받고 있다.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증시에서 남북경협주는 가장 뜨거운 테마주로 떠올랐다. 주로 개인투자자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뒤 남북 간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해 집중 투자하고 있다.


◆남북경협주 일제히 급등

남북경협주로 분류되는 종목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1일부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 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회담을 할 것이라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밝혔다는 내용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다음 날인 12일부터 6거래일 동안 36.66% 급등했다. 정전협정 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바꾸려 한다는 내용까지 나온 19일엔 1만4600원(16.33%) 오른 10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17일부터 3거래일 연속 최근 1년 내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을 보유한 현대아산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남북경협주로 분류된다.

최근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남북경협주는 △과거 개성공단 입주기업 △토목건설·전기공급 등 인프라 관련주 △의료 등 대북지원 관련주 등으로 나뉜다. ‘한동안 중단됐던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이들 기업에 우선권이 주어지지 않겠느냐’는 게 투자자들의 기대다. 패션기업인 제이에스티나와 신원은 개성공단 입주 테마에 속한 종목이다. 이달 들어 각각 17.74%, 18.51% 뛰었다.

토목건설, 가스관 및 철도 관련 종목은 북한 인프라 확장 수혜주로 분류된다. 상당수가 과거 개성공단 조성 때 참여한 기업이다. 남광토건은 이날 장 시작과 동시에 가격제한폭(6000원·29.93%)까지 치솟아 2만6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철도신호 제어 시스템 업체인 대아티아이(10.59%), 가스관 관련업체 대동스틸(12.97%)도 큰 폭으로 올랐다. 2005년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대북 송전 제안을 한 뒤 남북경협 테마주로 엮인 제룡산업(4.04%) 광명전기(25.72%) 이화전기(29.79%) 등도 상승했다.

◆뛰어드는 ‘개미’들

남북경협주를 자극하는 투자 주체는 개인투자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달 들어 개인들이 677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146억원, 555억원어치 순매도한 물량을 받아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도 남북 경제협력이 실제로 시작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핵불능화 등 실제 ‘행동’을 해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가 풀려 경제협력 방안이 나올 텐데 여기까지 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유엔의 대북제재가 해제되고, 남북경협이 실제로 재개돼야 해당 종목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에는 종전선언 얘기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남북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남북경협주로 분류된 종목 중 남북관계 개선 여부에 상관없이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는 종목에 투자하면 투자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북 송전주로 분류되는 LS산전이 대표적이다.

LS산전은 스마트팩토리 등 신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내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LS산전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875억원으로, 지난해 영업이익(1584어원)보다 18.37% 많다. 대북 지원주로 꼽히는 남해화학과 녹십자 영업이익은 올해 각각 63.34%, 7.96% 늘어날 전망이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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