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시절 특수銀 담당 등 전문성 인정"
내주 주총서 선임…내실 다지기 등 과제
윤용로는 고사, 김용환은 돌연 후보 사퇴
[ 정지은 기자 ]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사진)이 19일 농협금융 회장에 내정됐다. 농협금융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김 전 원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김 내정자는 오는 23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는 28일 김용환 현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다음날인 29일부터 2년이다.
김 내정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사실상 금융계를 떠난 지 7년 만에 농협금융 회장으로 복귀한다. 농협금융 측은 “김 내정자는 금융정책 관련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 농협금융을 한 단계 도약시킬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관료 시절 농협 등 특수은행을 담당한 경험이 있어 농협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비운의 관료 꼬리표 떼나
김 내정자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프랑스 파리국제정치대학원 및 프랑스 국립행정대학원 국제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7회로 관직에 입문한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다.
금융계에선 김 내정자의 ‘금융계 복귀’를 주목하고 있다. 그는 관료 시절 안팎에서 실력을 인정받았고 선후배들로부터 신망도 두터웠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의 유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그럼에도 번번이 어떤 자리에도 기용되지 않아 일각에선 ‘비운의 실력파’란 얘기도 나왔다.
금융계 관계자는 “김 내정자는 주요 자리의 유력 후보였지만 구속 전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순위가 밀린 편”이라며 “전문성과 역량이 높은데 안타깝다는 시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의 공직 생활에 제동이 걸린 것은 FIU 원장 시절인 2011년 6월이다. 그는 당시 저축은행 사태 때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에게 대전저축은행 인수 관련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2013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복직했지만 보직을 못 받으면서 결국 제 발로 공직을 떠났다.
◆농협금융 혁신 속도 내나
김 내정자는 이날 단독 면접을 통해 최종 후보에 올랐다. 당초 농협금융 임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로 김 내정자와 김용환 회장,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 등 3명을 추천했다. 윤 회장은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으로 선임된 지 한 달 남짓이라는 이유로 후보직을 일찌감치 고사했다. 3연임에 도전했던 김 회장은 이날 최종 후보 면접을 3시간가량 앞두고 돌연 후보직을 사퇴했다.
농협금융 내부에선 김 내정자가 차기 회장이 되는 게 여느 관료 출신이 오는 것과 다른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공직은 아니지만 금융계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농협금융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다.
그의 인맥도 앞으로 농협금융의 저변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내정자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고등학교 및 대학교 직속 후배다. 또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과 같은 호남 출신이다.
김 내정자가 앞으로 챙겨야 할 과제로는 농협금융의 조직 쇄신과 내실 다지기 등이 꼽힌다. 20~30대 신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드는 게 농협금융의 숙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감안해 디지털 전략을 빠르게 짜는 데 그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 김광수 내정자는
△1957년 전남 보성 출생 △1976년 광주제일고 졸업 △1981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3년 행정고시 27회 △1985년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졸업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 △2001년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 △2008년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2009년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 △2011년 금융정보분석원장 △2014년 법무법인 율촌 고문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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