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매출 1위' 인천공항 면세점 노른자위 사업장을 두고 국내외 사업자들의 입찰 경쟁이 뜨겁다.
20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면세업계에 따르면 이날 개최되는 공항면세점 입찰설명회에 국내는 물론 해외기업을 포함한 9개 사업자가 참석한다.
임대료 문제로 공사와 갈등을 빚다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롯데면세점을 비롯해 신라, 신세계 등 국내 면세점 '빅3'와 함께 한화갤러리아, 현대백화점, HDC신라, 두산 등도 설명회에 참여한다.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와 듀프리글로벌 등은 해외 사업자다.
롯데는 지난 2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DF3 구역)를 제외하고 향수·화장품(DF1), 피혁·패션(DF5), 탑승동(전품목·DF8) 등 3곳의 사업권을 조기 반납했다.
공사 측은 롯데가 반납한 3곳의 사업권에서 향수·화장품과 탑승동을 합친 구역 및 피혁·패션 구역 2곳에 대해 입찰을 진행한다.
공사가 사업능력(60%)과 입찰가격(40%)을 종합평가해 고득점순에 따라 2개의 복수사업자를 선정한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관세청이 최종 낙찰대상자를 정한다.
그동안 갈등을 빚었던 임대료는 과거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공사 측은 사업 환경 변화를 감안해 롯데가 입찰에 참여했던 2014년보다 약 30∼48% 수준으로 낮췄다.
입찰 참가 자격도 완화됐다. 기존에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운영 경험이 없어도 가능하다. 입찰 문턱이 낮아지면서 이번 입찰전에 관심을 쏟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인천공항의 지난해 매출은 21억 달러(약 2조3000억원)로, 전 세계 공항 면세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다.
낙찰 여부에 따라 면세업계의 '지각 변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사는 이번 입찰에서 '사업 수행의 신뢰성'을 평가 기준으로 면세 사업권을 조기 반납한 경우 페널티를 주는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출국장 면세점 계약 기간 만기를 채운 경우는 '만점'을 받을 수 있지만, 중도 해지한 경우에는 감점된다.
면세점 운영을 포기한 전적 있는 롯데, 신세계,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신뢰성 항목에서 점수가 깎일 수 있다. 공사는 입찰 자격을 완화했으나 면세점 운영실적을 평가에 반영했다. 결국 국내 면세점 빅3 가운데 신라면세점이 유리한 위치에 있는 셈이다.
신라가 낙찰되면 롯데의 업계 1위 자리를 신라가 바싹 따라잡게된다.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1위 롯데면세점(42.4%), 신라면세점(29.5%), 신세계면세점(12.2%) 순이다.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거둬들인 매출액은 1조1200억원. 국내 면세점 점포 중 4위 규모다. 신라가 사업권을 따면 롯데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6조600억원에서 1조 가량 빠지게된다. 반면 신라는 지난해 매출 3조4500억원에서 4조3000억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롯데와 신라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좁혀질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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