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리니지·바람의 나라, 3040의 장수 게임 비결은…

입력 2018-04-20 18:44  

경영탐구
게이머와 20년 소통…끝나지 않은 진화

블리자드 스타크래프트, 하는 게임서 보는 게임 시대로
프로게이머·감독·해설가 탄생…e스포츠로 발전시켜

엔씨소프트 리니지, 단일 게임 최초 누적매출 3조 돌파
넥슨 바람의 나라, 10년 이상 장기 이용자 35만명 넘어



[ 임현우 기자 ] “요즘도 친구들과 이 게임을 할 때마다 옛 일기장을 펴보는 기분입니다.” “내 인생과 함께한 게임! 앞으로도 20년 넘게 남아주길….”

게임업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스타크래프트’ 20주년을 맞아 이달 3일 개설한 기념 홈페이지에 보름 새 2만 건이 넘는 축하 댓글이 쏟아졌다. 대부분 학창시절 테란·저그·프로토스 캐릭터에 푹 빠진 기억이 있는 30~40대 남성들의 댓글이다. 1998년 4월 국내 출시된 이 게임은 외환위기 이후 PC방 창업 열풍과 맞물려 한국에서 유독 높은 인기를 누렸다. PC방 게임 점유율이 2000년대 초반 60%대에 달했고, 지금도 10위권에 꼬박꼬박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평균 수명 37개월 온라인게임 시장

2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게임의 평균 수명은 37.6개월에 불과하다. 5년만 버텨도 ‘천수를 누렸다’라는 소리를 듣는 이 시장에서 ‘성년’을 넘은 장수게임이 속속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토종 게임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도 올해 20년을 맞고, 넥슨의 ‘바람의나라’는 이보다 더 긴 22년째 건재하다.

1998년 9월 출시된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든든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꼽힌다.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이 2007년 1조원, 2013년 2조원, 2016년 3조원을 돌파했다.

넥슨이 첫 게임으로 1996년 4월 선보인 바람의나라는 ‘세계 최장수 그래픽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10년 이상 장기 이용자가 35만 명을 넘고, 사용자 중 50대 비중이 10% 선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남은 비결은 뭘까

이들 장수 게임은 네티즌 사이에서 ‘조상님’으로 통한다. PC방과 초고속인터넷 보급 초창기부터 네트워크로 수많은 사람이 함께 게임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한 게 주효했다.

스타크래프트는 게임을 스포츠 장르로까지 발전시켰다. 스타크래프트 열풍 속에 매주 게임 실력을 겨루는 시합이 전국 곳곳에서 벌어졌고 여기서 인기 프로게이머, 감독, 방송 해설가 등이 탄생했다. 윤대근 블리자드 팀장은 “상품 생명 주기가 짧은 온라인게임이 20년 롱런하는 것은 흔치 않다”며 “국내에 프로게이머와 e스포츠를 탄생시킨 주역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른 게임”이라고 말했다.

리니지와 바람의나라는 사용자 요구를 지속 반영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나간 게 장수 비결로 꼽힌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온라인게임은 기존 PC게임과 달리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당초 개발자들이 의도한 것보다 훨씬 다채로운 스토리와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돼 상승효과를 일으킨다”며 “온라인게임 시장을 선점한 이점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회사들은 정기적으로 새로운 전투모드와 캐릭터, 아이템 등을 추가해 ‘충성고객’의 이탈을 막는다. 변정숙 넥슨 팀장은 “게임에 변화를 줄 때마다 긍정적·부정적 반응이 극명히 엇갈린다”며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낯선 게임을 배우기보다 익숙한 게임을 선호하는 30~40대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하던 게임을 그만두면 그동안 쌓은 아이템과 인맥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데, 이게 마치 ‘재산’을 버리는 것 같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로열티 받고 팔아 수익 얻기도

후속작 출시, 지식재산권(IP) 판매, 캐릭터 사업 등을 통해 원작 팬들의 관심이 식지 않게 노력한 것도 적중했다. 엔씨소프트는 후속작 ‘리니지2’(2003년)와 모바일용 ‘리니지M’(2017년)을 내놓으며 리니지 스토리를 지속 발전시키고 있다. 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 중국 스네일게임즈의 ‘리니지2 혈맹’, 중국 37게임즈의 ‘혈맹영요’ 등은 엔씨소프트에 로열티를 내고 리니지 IP를 빌린 사례다. 넥슨은 신생 게임업체 슈퍼캣과 바람의나라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 시장에 20년 장수작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 엔씨소프트 ‘길드워’ ‘아이온’, 넷마블 ‘마구마구’, 웹젠 ‘뮤 온라인’ 등도 10년 넘게 서비스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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