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컬러풀 is 원더풀! 겐조

입력 2018-04-22 14:27  

프랑스 명품 브랜드 겐조

겐조 듀오 디자이너 인터뷰

"겐조다운 게 뭘까 늘 생각… 반드시 우리만의 감성 담고 싶어
한국의 빠르고 감각적인 문화에 놀라… 많은 영감 받고 있다"



[ 민지혜 기자 ]
“겐조의 새 시대가 시작됐다. 이건 변화가 아니라 혁신이다.”

2011년 ‘겐조(KENZO)’가 움베르토 레온, 캐럴 림 두 명의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로 영입하자 패션매거진 보그는 이렇게 평가했다. 그해 가을 첫선을 보인 ‘듀오 디자이너’의 제품은 불티나게 팔렸고 ‘컬러의 향연’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1970년 다카타 겐조가 ‘정글 랩’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브랜드는 1985년 겐조로 이름을 바꿨다. 1993년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에 인수될 때까지만 해도 ‘일본인의 감각이 담긴 독특한 신생 브랜드’였다. 2011년 듀오 디자이너가 합류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세계 각지에서 유명인들이 겐조를 입기 시작했고 ‘합리적 명품(affordable luxury)’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호랑이 얼굴, 큰 눈동자, 표범 무늬 등 파격적 디자인을 내놨고 겐조 로고와 K 이니셜을 대담하게 담아냈다. ‘빅 로고’ 트렌드와 화려한 캐주얼 의류의 열풍에 힘입어 겐조는 ‘젊고 핫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레온과 림. 두 디자이너는 미국 UC버클리 동기다. 졸업 후 레온은 버버리와 갭에서, 림은 발리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던 중 뉴욕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담은 브랜드를 내놓자며 새로운 콘셉트의 ‘오프닝 세리머니’ 매장을 열었다. 여러 브랜드와 협업하며 독창적인 결과물을 내놨다. 그러던 중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의 영입 제안을 받고 겐조에 합류했다. 3~4년에 한 번 디자이너를 교체하는 다른 명품 브랜드와 달리 이들은 7년 동안 CD로 활약하고 있다.

듀오 디자이너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겐조 플래그십스토어에 방문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아시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색감 등이 겐조에 담겨 있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겐조틱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혁신적이고 재미있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두 디자이너와의 일문일답.

▶한국에 여러 번 왔다고 들었다.

레온 “10년 전 가족여행으로 왔다. 한국인은 패션에 아주 관심이 많고 독창적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자기만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면에서 감각적이라고 생각한다.”

▶남성복, 여성복, 메멘토 컬렉션까지 수많은 디자인을 매년 내놓고 있다.

림 “둘 다 디자이너 일을 너무 좋아한다. 계획적으로 일하는 게 몸에 배어 있다. 서로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패션쇼 준비, 광고 촬영 등 모든 일이 즐겁다.”

▶패션업계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

레온 “7년 전 겐조에 합류하면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전자상거래를 구축한 것이다. 향수를 처음 만들었을 때 온라인에 캠페인 광고를 올렸는데 한 시간 만에 200만 명이 봤다.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 앞으로 패션사업이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문화를 담아야 하는데 그걸 전달하는 효과적 수단이 온라인이다.”

▶일본인이 파리에서 시작한 브랜드라는 게 독특하다.

림 “우린 늘 겐조틱한 게 뭘까를 생각한다. 다양한 문화를 생동감 있게 조화시킨 것이 브랜드다. 부모님이 아시아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것이 디자인할 때 도움이 된다.”

▶지난해부터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명품 브랜드는 남녀 따로 패션쇼를 연다)

레온 “현실적 이유에서였다. 천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원단을 함께 구입해 같이 제작했다. 또 패션은 제때 입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남녀가 같이 옷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시도를 한 브랜드는 지금까지 없었다.”

▶서울 플래그십스토어 외관이 독특하다.

림 “서울은 아주 중요한 곳이다. 독특한 매장, 겐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장이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리 친구인 건축가 라파엘 데 카르데나스가 겐조만의 색깔을 담아 멋지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겐조진 모델로 기용했다.

레온 “1986년에 첫선을 보인 겐조진을 가장 잘 재해석할 수 있는 모델이다. ‘청청패션’을 아주 멋지게 소화했다.”

▶올 패션쇼에 아시아계 모델만 기용한 것이 화제였다.

레온 “다카타 겐조의 초창기 작업을 재해석하면서 아시아의 문화를 녹여내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무대에도 아시아인 모델만 세웠는데 이걸 알아볼 줄은 몰랐다. 아시아의 문화, 우리만의 감성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다.”

▶7년 동안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림 “아직 최고의 성과는 못 이뤘다. 앞으로 이룰 일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향수를 처음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고 아직도 머릿속에 50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레온 “우리는 겐조를 럭셔리 브랜드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누구에게든 만족감을 줄 수 있는 멋진 패션 브랜드다. 겐조의 매력은 옷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이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레온 “우린 아시아, 특히 한국과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 여행을 다니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영감을 받는다. 매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많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은.

림 “2년 뒤면 겐조 50주년인데 이를 위해 아주 특별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스페셜 컬렉션 등도 기대해달라.”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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