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사 초고속 성장 놀라워… 숨은 명소 관광상품으로 발굴”
1억弗 투자 유치한 ‘액티비티 플랫폼’… 해외공략 잰걸음
“우리가 잘 하는 것 중 하나가 참신한 여행상품을 발굴해내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이에요. 해외에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많고, 아시아권의 한류 열기 또한 여전히 뜨거우니까요.”
홍콩에 본사를 둔 여행 스타트업 ‘클룩(Klook)’의 전략·마케팅을 총괄하는 아니타 나이 최고매출책임자(CRO)는 “한국은 대규모 광고 없이도 초고속 성장을 이어가는 클룩의 하이라이트 시장”이라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의 아웃바운드(해외로 나가는 한국인 관광객) 시장을 키우는 동시에 인바운드(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카드사와 마케팅 제휴차 방한한 그를 지난 12일 서울 위워크 을지로점에서 만났다.
홍콩 청년 3人이 창업… 4만여개 여행상품 갖춰
2014년 에릭 녹 파, 이썬 린, 버니 시옹이 공동 창업한 클룩은 자유여행객을 겨냥한 액티비티 예약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다. 숙박이나 항공권 위주인 기존 여행 예약 플랫폼과 달리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의 체험 활동과 와이파이, 교통수단 등 편의 서비스를 풍부하게 갖춘 점이 특징이다. 세계 200여개 도시의 4만여개 상품을 판매 중이다.
홍콩 공항이나 유명 관광지에 줄 서지 않고 바로 통과하는 티켓을 판매해 국내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세쿼이아캐피털, 골드만삭스 등에서 지금까지 1억달러(약 1000억원)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아시아, 유럽, 미주에 15개 지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초 한국에 정식 진출했다.
아니타 CRO는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으로 익스피디아 자회사 ‘호텔스닷컴’과 트립어드바이저 계열 ‘비아토르’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마케팅 총괄을 거쳐 올 2월 클룩에 합류했다. 그는 “미국 등 서구권에 뿌리를 둔 옛 직장들과 달리 클룩은 ‘아시아다움(Asianess)’이 물씬 느껴지는 회사”라며 “아시아인 특유의 적극성과 기업가정신이 살아있는 역동적인 문화가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다른 곳에 없는 상품’ 파는 여행 플랫폼
클룩은 현지 여행사나 맛집, 관광지 등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고 독특한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회사의 인기 상품인 홍콩 공항철도 이용권의 경우, 실물 티켓을 출력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앱의 QR코드만 보여주면 된다. 두세 시간씩 줄을 서곤 하는 홍콩 빅토리아 피크 트램(전차)을 기다리지 않고 타는 ‘패스트 패스’도 클룩에서만 독점 판매한다.
“낯선 곳을 여행할 때 필요한 상품을 정말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습니다. 2~3일 동안 현금 한 푼 없이 앱만 들고도 기차 타고 맛집 돌며 여행할 수 있을 정도죠. 실제로 써 보면 ‘정말 편하다’고 느끼게 될 겁니다.”
다른 곳에 없는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사와의 협력에 많은 공을 들인다는 게 아니타 CRO의 설명이다. 예컨대 자체 예약 시스템이 없는 관광지에 클룩의 기술팀을 투입해 솔루션을 구축해주고, 앱 사용을 원치 않는 오래된 점포에는 이메일이나 팩스 등 다른 방식으로 예약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등 ‘맞춤형 지원’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그는 “소비자들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클룩의 경쟁력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고 했다.
여행 스타트업의 새 블루오션 ‘블레저’
아니타 CRO는 “여행산업에 지난 10여년 동안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해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며 “숙박 예약에서 시작해 가격 비교, 여행정보, 번역 등으로 트렌드가 진화했고 요즘은 블록체인, 암호화폐까지 결합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여행 스타트업들이 주목해야 할 틈새시장으로는 ‘블레저(Bleisure)’를 꼽았다. 블레저는 비즈니스(business)와 레저(leisure)를 합친 말로, 해외 출장 중 한나절이나 하루 정도 남는 시간에 즐기는 짧은 여행을 뜻한다. 그는 “업무로 바쁜 비즈니스맨들은 현지 여행상품을 꼼꼼히 알아볼 시간이 없지 않느냐”며 “클룩과 같은 플랫폼에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기업 본사와 아시아 본부가 몰려 있는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4~5년 전부터 회자되기 시작한 개념입니다. 서구권 기업들은 직원 복지를 위해 블레저를 적극 허용하고 있어요. 한국이나 일본 기업은 아직 보수적이지만 곧 달라질 걸로 확신합니다. 사회가 바뀌면서 이제는 ‘워라밸’(업무와 휴식의 균형)을 중시하는 시대니까요.”
‘홈그라운드’인 홍콩을 꽉 잡고 넉넉한 ‘실탄’까지 확보한 클룩은 외형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홍콩 본사에는 40여명이 일하고 있는데, 조만간 사무실을 확장하면서 직원도 더 뽑을 예정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도 롯데면세점, KT, 하나카드 등과 손잡고 제휴 마케팅에 나섰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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