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휘 기자 ]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댓글을 달 수 없도록 하는 ‘포털 개혁 입법’이 국회에서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3당이 ‘여론조작’ 방지를 위한 입법에 공조하기로 합의해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사진)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3당 대표회담에서 포털 운영 개선과 관련해 야3당이 입법으로 해결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 등 대형 포털 업체를 “기자 한 명 없이 뉴스 장사를 하는 곳”이라며 “조작이 가능한 댓글 제도도 입법 개정을 통해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회에 올라와 있는 ‘포털 3법’은 아웃링크 법안(박성중 한국당 의원 발의), 댓글조작 방지 법안(박 의원 발의), 뉴스배열 알고리즘 공개 법안(이은재 한국당 의원 발의) 등이다. 아웃링크란 구글 등 글로벌 주요 검색업체들이 적용하고 있는 뉴스 중개 방식이다. 구글 사이트엔 뉴스 제목만 올라와 있고, 해당 기사를 ‘클릭’하면 기사를 생산한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이렇게 되면 뉴스 기사 댓글은 언론사 홈페이지에서만 달 수 있다. 포털에 한 번 접속함으로써 모든 주요 언론사 뉴스에 댓글을 달 수 있는 현 구조(인링크 방식)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매크로(반복명령 자동실행 프로그램), 좌표 찍기 등 댓글 조작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포털 3법’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의석수에서 과반인 야3당이 공조하면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인링크 방식을 적용 중인 네이버 등 국내 포털 업체들은 매출에 타격을 입는다.
야3당은 이와 함께 ‘드루킹 특검’에 네이버를 포함시키고,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네이버 댓글 등에 대한 조작이 없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네이버 본사 압수수색을 요구했다. 홍 대표는 “이해진 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국회 위증죄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전 의장이 뉴스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댓글 시스템, 실시간 검색어에 대한 정비를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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