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기대감에 실적 호전까지… 돌아온 건설株

입력 2018-04-2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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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대림산업 등 강세
동부건설 우선주 상한가

해외 저가수주 문제 마무리
1분기 건설사 영업익 37% 증가예상



[ 김동현 기자 ] 해외 플랜트 부실과 부동산 규제 강화 움직임에 오랫동안 정체됐던 건설주가 날아오르고 있다. 남북한 관계 개선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가 커진 데다 해외 저가수주 문제도 올해 대부분 마무리돼 실적 호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북사업 수혜 기대 커져

23일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1.61포인트(1.30%) 오른 125.57에 마감했다. 장중 130.61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동부건설 우선주(29.75%)가 가격 제한폭까지 뛴 것을 비롯해 현대건설(1.39%) 대림산업(0.85%) GS건설(0.27%) 등 주요 건설주가 동반 상승했다. GS건설은 이달에만 30.24% 올랐다. 현대산업개발(18.47%), 현대건설(16.96%), 대우건설(15.56%), 대림산업(12.23%)도 이달 들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청와대는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북한도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개방 정책을 본격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북한 경제개발을 위해선 한국 건설회사들의 투자, 기술이전, 시공 등의 역할이 요구될 것”이라며 “건설업에 대한 과감하지만 합리적인 상상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대북사업과 관련해 현대건설을 ‘톱픽’(최선호주) 건설주로 꼽고 있다. 현대건설은 1997년 북한 신포지구에서 착공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원전 사업의 시공 주관사를 맡은 경험이 있다. 1999~2006년까지 7000억원 규모의 대북사업도 진행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북사업은 민간공사도 공공공사도 아닌 특수한 공사유형”이라며 “대북사업이 재개되면 초기에 현대건설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인은 이날에만 현대건설 주식 507억원(유가증권시장 2위)어치를 순매수했다.

◆“건설주 30%가량 저평가”

건설사들의 올해 실적도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2013년부터 불거진 해외 저가수주 공사가 올해 거의 마무리된다는 게 실적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GS건설은 올해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 쿠웨이트 와라 압력시설 등 큰 손해를 봤던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GS건설이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영업이익 작년 대비 545% 증가)를 내는 등 주요 건설사의 해외현장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실적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건설주의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64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7.1% 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이나 순자산과 비교해 주가 수준이 낮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대형 5개사(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8배로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와 비교해 30%가량 할인돼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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