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한다던 에이스침대도… 뜨거운 '모션베드' 시장

입력 2018-04-23 19:37   수정 2018-05-17 16:12

시몬스·씰리 진출 이어
에이스, 시제품 생산

시장규모 매년 급성장
지난해 최대 1500억 추산

진동모드·자세변환 등
다양한 기능에 매력



[ 문혜정 기자 ]
국내 침대시장 1위 업체인 에이스침대는 2010년 ‘오토 플렉스’란 전동침대를 내놓았다가 곧바로 포기했다. 당시 병원용 침대 정도로 인식돼 시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은 “지지대(베이스)와 매트리스가 움직이고 접히는 모션베드는 최적의 수면 조건을 제공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 회사는 최근 외부 협력업체와 모션베드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부터 모션베드가 침대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급성장하는 ‘모션베드’ 시장

국내 가정용 침대시장은 스프링 매트리스 침대가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작년부터 모션베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일등공신은 가구업체 일룸이다. 인기 배우 공유 씨를 앞세워 모션베드 제품군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업계는 2016년 말 300억원 수준이던 모션베드 시장이 지난해 1000억~1500억원대로 커진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 침대시장을 1조원 안팎으로 볼 때 아직 비중은 적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스프링 매트리스 기술 개발에 주력하던 기존 침대 강자들도 이 시장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시몬스가 기존 침대 프레임에 모션 베이스(침대 매트리스를 움직이고 접어주는 지지판)와 포켓스프링 매트리스를 조합한 제품을 지난 11월 내놨다. 모션베드는 주로 메모리폼(스프링이 들어가지 않는 폴리우레탄 매트리스)을 사용하는데 국내 최초로 스프링 매트리스를 장착한 것이다.

씰리도 작년 말 첫 모션베드와 메모리폼 매트리스(솜누스 플러스)를 선보였다. 침구류 전문기업 이브자리는 올 들어 ‘슬립앤슬립’이란 브랜드로 자체 개발한 전동침대 ‘아펙스’를 내놨다. 체리쉬는 음성 인식 기능을 담은 모션베드 신제품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가 연내 제품을 내놓고 모션베드 시장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에르고모션을 수입 판매하는 에르고슬립 관계자는 “작년 말 국내에서 시판 중인 모션베드 제품 브랜드만 48개를 넘어섰다”며 “춘추전국 시대”라고 말했다.


◆‘숙면 욕구’가 시장 키워

이처럼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침대의 활용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침대는 누워 잠만 자는 게 아니라 책이나 TV, 스마트폰을 보는 다용도 공간이 됐다. 혈액순환이 안 되거나 코를 골면 다리나 상체를 올리는 등 여러 자세로 침대를 변형시킨다. 다리를 심장 높이보다 올린 뒤 체압을 분산시키는 ‘무중력 자세’는 모션베드 제품의 핵심 기능이다.

기존 침대와 달리 모션베드는 전자기기에 가깝다. 매트리스 하단에 들어가는 베이스가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모터와 경첩, 나사가 대거 들어간다. 직접 몸에 닿는 매트리스도 소재와 기술력에 따라 사용감 차이가 크다. 가격대(싱글 혹은 슈퍼싱글 기준)는 100만원 후반에서 8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모션베드를 구입해 2년 이상 지나면 기계 구동이나 진동 등 사후관리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옥석이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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