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봄 입건 유예 vs 삼성전자 직원 구속…'암페타민 밀반입' 처벌 왜 달랐나

입력 2018-04-25 10:41   수정 2018-04-25 14:09

'PD수첩', 박봄 암페타민 밀수입 사건 재조명
입건유예 뒤에 김수창·김학의
같은 사건에 구속vs입건유예
암페타민 봐주기 의혹





가수 박봄의 마약 밀수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젤리에 숨겨 밀반입했던 암페타민도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 방송된 MBC 'PD수첩-검사 위의 검사, 정치검사' 편에서는 박봄이 지난 2010년 미국에서 암페타민 82정을 밀반입하다 적발된 사건에 대해 의혹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인기 걸그룹 투애니원의 멤버였던 박봄은 지난 2010년 미국에서 암페타민 82정을 밀반입 했다가 입건 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박봄은 미국에서 대리처방을 받고 젤리류에 섞어 공항 통관절차를 거쳐 밀반입했으며 조모의 집과 부모의 집을 거쳐 약을 배송받았다.

검찰은 박봄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지만 불과 두 달이 채 안돼 입건유예로 내사중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 박봄이 소속된 투애니원은 "법 질서와 기본을 지키자"라며 법무부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었다.





같은 해 8월 치료 목적으로 암페타민 29정을 밀수입한 삼성전자 직원 A씨(당시 36세)는 적발 이후 체포, 구속 기소돼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박봄은 암페타민 반입이 불법인줄 몰랐다면서 향정신성 의약품인 암페타민을 우울증 치료, 즉 의료 목적으로 복용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약품은 국내에서 마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복용이 금지돼 있다.

암페타민은 각성제의 일종으로, 매우 강력한 중추신경 흥분제다. 대뇌피질을 자극해 사고력, 기억력, 집중력을 순식간에 향상시키고 육체활동량도 증가시킨다.

박봄의 처방 이유처럼 우울증 치료에도 쓰이지만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 때문에 비만 치료, 불법 다이어트약의 성분으로도 쓰인다. 기관지 천식, 간질, 주의력결핌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에도 활용되는 성분이다.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신종 마약인 엑스터시에도 암페타민이 들어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암페타민을 강력한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암페타민을 마약류로 지정해 의료용 사용 역시 금지하고 있다.

당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박봄은 2NE1 데뷔 전 오랜 기간 미국에서 자랐고 어릴 적 축구선수가 꿈이었는데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충격과 슬픔에 빠져 힘든 시절을 보냈다"면서 "수년간 정신과 상담과 심리 치료를 함께 병행해 왔으며 미국의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해주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 왔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전 마약담당 검사였던 조수연 변호사는 "박봄 사건과 같은 이례적인 케이스는 없다"며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 있다면 최소한 집행유예 정도는 받게끔 하는 것이 정상적인 사건 처리였다"고 지적했다.

PD수첩은 당시 박봄 사건 담당 수사라인을 고려할 때 사건 처리 과정에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았다.

당시 맡았던 이영기 부장검사는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가물가물하다"고 말했다.

박봄 마약 밀반입 사건의 수사라인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과 당시 인천지검장이었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다.

김학의 전 차관은 2014년 별장 성접대 동영상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다. 해당 별장에서는 여성들과 성관계를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했지만 무혐의 처분했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지난 2014년 8월 제주시 중앙로 인근의 한 음식점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됐지만, 기소유예 처분받고 연금과 변호사 개업 등에 불이익은 전혀 없었으며 현재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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