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드라이어 40년 한 우물… 종합 뷰티 서비스 기업 도약"

입력 2018-04-25 19:16  

유닉스전자 창립 40주년

헤어드라이어 '에어샷' 출시
온라인 뷰티서비스 선보일 것
올해 매출 800억원 목표



[ 전설리 기자 ] “중국 이탈리아 등 해외 박람회에서 수출 상담만 250여 건을 하고 왔다.”

이충구 유닉스전자 회장(77·사진)의 말이다. 창립 40년에 맞춰 내놓은 헤어 드라이어 신제품 ‘에어샷 플라즈마 시스템’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2년6개월간 전 직원이 주말도 없이 노력해 만든, 40년 기술력을 쏟아부은 역작(力作)”이라고 강조했다. 창립 40주년 기자간담회는 25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열렸다.

유닉스전자는 국내 1위 이·미용기기 업체다. 2000년대 들어 미국 화장품업체를 통해 수천만달러어치를 수출, 2006년 매출이 750억원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위기가 찾아왔다. 미국 거래처가 가격이 싼 중국산 제품으로 공급처를 바꿨다. 2013년 매출은 36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유닉스전자는 신제품으로 반격에 나섰다.

◆위기가 기회

“100년 전 토머스 에디슨이 아내를 위해 헤어 드라이어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나온 헤어 드라이어는 그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에어샷 플라즈마는 처음으로 에디슨의 개발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한조 유닉스전자 대표(48)는 신제품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 제품은 ‘건강한 머리 말리기’란 유닉스전자의 제품 철학을 반영했다. 제품을 가동하면 발생하는 200만 개 이상의 양이온과 음이온이 공기 중 수분과 결합해 모발 내부로 침투, 머릿결을 부드럽게 가꿔주는 것이 특징이다. “영국 다이슨 제품보다 성능이 좋지만 가격은 절반(28만원)인 제품”이란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시장은 만만치 않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란 위기 요인은 여전하다. 이 회장의 셋째 사위인 이 대표는 “위기가 곧 기회”라며 “보다 빠른 속도의 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작고 강력하다는 점이 에어샷 플라즈마의 경쟁력”이라며 “영국 다이슨 제품도 이런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그 제품은 기술자가, 우리 제품은 소비자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했다. 40년간 이·미용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로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만든 제품이란 얘기다. 유닉스전자는 40년간 1000개 이상의 모델을 5000만 대 이상 판매했다.

◆40년 한 우물의 힘

유닉스전자는 새로운 비전도 내놨다. 제조업체에 머무르지 않고 ‘종합 뷰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는 게 목표다. 이 대표는 “국내 미용실이 9만 개, 이 중 80%는 1~2인 사업장”이라며 “두 달 뒤 이들을 위한 이·미용 서비스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올해 매출을 800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유닉스전자는 헤어 드라이어를 국내에 들여온 업체다. 1978년 수입품을 팔기 시작했다. 1984년엔 자체 드라이어를 개발했다. 1990년대 음이온 드라이어, 원적외선 드라이어를 선보이며 세계 드라이어 시장의 강자가 됐다. 창업자인 이 회장은 1977년까지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성균관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호남전기에 입사해 상무까지 올랐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사업을 해 보자’며 회사를 그만뒀다.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국내에 없는 물건을 사다 파는 보따리 장사를 했다. 1978년 자본금 1000만원, 직원 다섯 명으로 회사를 차린 이후 40년간 한우물을 팠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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