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수정 김 방 지음 / 박여진 옮김
한국경제신문 / 332쪽 / 1만5000원
[ 심성미 기자 ] 제2차 세계대전을 영국의 승리로 이끈 윈스턴 처칠 총리에게는 일생 동안 철저하게 지킨 한 가지 규칙이 있었다. 바로 ‘낮잠 자기’다. 심지어 처칠은 해군 장관으로 있던 제1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매일 낮잠을 잤다. 영국이 독일에 대공습을 당할 때도 처칠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 군복을 벗고 작전본부 안 자신의 방에서 한두 시간씩 낮잠을 잤다. 제2차 세계대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낮잠을 잔 처칠은 직무유기를 한 걸까? 《일만 하지 않습니다》의 저자 알렉스 수정 김 방은 “오히려 낮잠은 처칠이 생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답한다.
저자는 일과 휴식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주장한다. 잘 쉬어야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 휴식을 단순히 일의 반대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현대의 사고방식은 오히려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방해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작가, 과학자, 사상가들의 놀라운 성취 뒤에는 맹목적인 근면, 성실이 아니라 계획적인 휴식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찰스 다윈이 몇 시간이나 긴 산책을 즐긴 것이나 빌 게이츠가 1주일간 외딴 오두막에 틀어박혀 홀로 시간을 보낸 것 역시 ‘의도된 휴식’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더 잘 쉬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 그중 하나는 산책이다. 헝가리 발명가 루비크 에르뇌는 다뉴브강을 따라 걷다가 ‘루빅 큐브’를 만들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베토벤 역시 빈의 거리를 서성거리다 전원교향곡을 작곡했다.
일이 아무리 잘되더라도 의도적으로 하던 일을 잠시 멈추는 것 역시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하루에 글 쓰는 시간을 정해두고 아무리 글이 잘 써지더라도 정해진 시간이 다 되면 글을 멈추고 다음날 다시 시작하는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업 방식은 유명하다. 저자는 “휴식을 단순히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기피 대상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잘 쉬어야 일도 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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