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 성폭행 유죄평결

입력 2018-04-27 08:09   수정 2018-04-27 08:29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성폭행 혐의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았다.

미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배심원단은 26일(현지시간) 재판에서 코스비의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코스비는 배심원단이 유죄 이유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고개를 떨구고 있었고, 표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재판 참석자들이 전했다.

코스비는 할리우드의 인종적 장벽을 뚫고 미국의 '국민 아버지'로 불릴 만큼 성공했지만, 말년에는 연쇄 성폭행범으로 낙인찍히며 나락으로 떨어지게 됐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코스비는 히트작인 '코스비 쇼'에서 모범적인 아버지상인 클리프 헉스터블 박사 역을 연기해 인기를 누렸다.

법원은 코스비의 신병을 선고 때까지는 구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종적으로 형이 내려지면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에는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사건 이후 들불처럼 일어난 미투 운동의 여파도 큰 영향을 줬다. 코스비는 과거 주변 여성들에게 접근해 약이나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하는 수법으로 여러 피해 여성을 농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이 60명을 넘었으나 대부분 사건이 공소시효가 지나는 등 법망을 피해갔다.

그러나 지난 2004년 코스비의 모교인 템플대학 여자농구단 직원이던 안드레아 콘스탄드가 성폭행 당한 사건은 지난해 공소시효 만료 직전 검찰의 기소로 법의 심판대에 놓였다.

작년 6월 배심원단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재판이 심리 무효로 종결됐지만, 검찰의 재심 요청으로 이달 초부터 2차 재판이 시작됐다.

지난 2주간 재판에서는 코스비에게 성폭행당한 피해 여성들의 생생한 증언이 쏟아졌다. 피해자들은 코스비가 준 약이나 술을 먹고 의식을 잃었으며 어떤 말이나 저항도 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남성 7명, 여성 5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틀간 14시간에 걸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코스비를 재심에 올린 검찰의 결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코스비는 세 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각각 징역 10년형까지 처할 수 있어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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