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전 무표정했던 아버지와 달랐던 김정은… 시종일관 환한 웃음지으며 적극 행보

입력 2018-04-27 11:18   수정 2018-04-27 13:0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구상 마지막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분계선(MDL)을 건넜다. 북한 지도자가 MDL을 넘어선 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27일 오전 9시28일 검정색 인민복을 입은 김정은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판문각을 나와 MDL로 향했다. 수행했던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철·최휘·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 이영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이용호 외무상,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은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이 기다리고 있는 MDL로 향하는 순간 옆으로 빠졌다.

1분 뒤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와 소회의실(T3) 사이 MDL을 넘어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김정은은 먼저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냈다. 11년 전 첫 만남에서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을 보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환한 웃을을 보였다.

즉석에서 김정은의 돌발 제안도 나왔다. 북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한 뒤, 다시 분계선을 넘어 사진을 찍자고 한 것. 이에 문 대통령이 흔쾌히 응했고, 두 정상은 손을 맞잡고 MDL 넘어 10초간 머물러 기념촬영을 했다. 한국군 통수권자가 MDL을 걸어 넘어선 건 2007년 이후 11년만에, 정전협정 이후론 두 번째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전통 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오전 9시35분께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에 위치한 판문점 광장에 도착했다. 두 정상의 양쪽은 호위무사가 장방형의 모양으로 도열했다. 전통 가마 모양을 형상화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정상은 의장대장의 경례를 받은 후 단상아래로 내려가 의장대를 사열했다.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남 내내 웃음을 보였던 김정은은 의장대에 사열한 뒤 잠시 상기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김정은은 특유의 팔자(八) 걸음을 걸으며 도보로 이동하는 동안 가쁜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의장대는 단상에서 바라보는 기준 왼쪽부터 군악대, 3군 의장대, 전통의장대, 전통악대 순으로 배치됐고, 전통의장대는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을 연주했다. 오전 9시38분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두 정상은 수행을 나온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김여정은 문 대통령에게 먼저 “오랜만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문 대통령에게 각각 거수경례를 했다. 한국 측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김정은에게 가벼운 목례를 했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목례없이 가벼운 인삿말을 나눴다.

김여정은 이날 김정은의 수행비서 역할을 톡톡히했다. 김정은이 화동들에게 받은 꽃다발을 건네 받았고, 이후에도 김정은의 뒤에 바짝 붙어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둘째 임신설이 나왔지만 이날엔 타이트한 투 버튼의 정장 자켓을 걸쳐 입고 나왔다. 이미 출산을 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오전 9시42분 김정은은 정상회담장소인 평화의집으로 이동해 방명록에 서명을 남겼다. 미리 비치돼 있던 볼펜을 사용하지 않고 김여정이 전달한 펜으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펜에 지문을 남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김정은은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적었다.

판문점=공동취재단/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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